진화의 오리진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DNA까지 다윈의 ‘위험한 생각’을 추적하다
존 그리빈.메리 그리빈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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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오리진 (On the Origin of Evolution)

저자 :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출판사 : 진선 Books



저자소개


진화의 오리진은 존 그리빈과 메리 그리빈이 공동으로 저술한 책이다.

책의 저자 소개란에서 보면 진화의 오리진의 저자 존 그리빈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천체물리학자로, 현재는 과학 도서 작가로 활동하며 「다중우주를 찾아서」와 「우주」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썼다고 한다.

또 한 사람 메리 그리빈은 교육자이면서 아동청소년 과학도서를 쓰는 작가로, 「시간과 우주」라는 책으로 'TES 어린이 정보도서상'을 받았을 정도로 어려운 개념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잘 풀어 전달하는 재능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진화의 관념은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었을까? 


진화의 오리진은 진화 생물학에 등장하는 '진화'의 관념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알려주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우리는 19세기 영국의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부터 자연선택과 진화이론을 배웠지만, 사실 진화에 대한 발견은 다윈뿐만 아니라 동시대에 독자적으로 진화를 생각한 또 한 명의 인물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가 있었다. 1859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통해 자연선택에 대한 진화의 메커니즘을 설명했지만, 사실 진화라는 관념의 출발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살던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진화의 오리진 고대 편에서 보면, 플라톤과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토아학파는 후대 서유럽의 그리스도교 사상가에게 '생명의 사다리'라는 관념을 만드는데 영향을 주었다고 하는데, 그 이전 엠페도클레스(기원전 409년경~ 기원전 430년경)는 오히려 생명의 진화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보다 좀 더 선진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게다가 그리스 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기원전 610년경 ~ 기원전 546년경)는 자연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시도하는 최초의 철학자이기도 했다.


사실 고대인들 중에서도 생물이 원자의 결합으로 형성됐다 보는 유물론자 에피쿠로스(기원전 341~기원전 270)가 있었고, 끊임없는 생물학적 변화를 이야기한 중국의 도가의 철학자 장자와 고대 이슬람, 스페인 철학자까지 진화의 관념이 생겨나기까지는 수많은 철학자, 신학자, 과학자들의 역할이 있었다. 이들은 생물의 진화를 과학적 추론과 연구를 통해 각자 자신들의 이론을 정립해 가며 과학을 진보시켰다. 이와 반대로 창조주의 세계로 세상과 생명을 바라보는 종교의 믿음이 진화 이론의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리스도교의 영향으로 창조주가 세상을 만들었다는 '생명의 사다리' 관념은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해 진화 이론을 제시한 이후에도 결국 생물의 층위를 만들어 내고 1883년 영국의 F. 골턴은 끔찍한 우생학을 통해 우수한 인간을 증가시킬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잘못된 진화의 관념은 독일의 나치에게 유대인을 말살하게 만드는 명분까지 주게 되었다.






저자가 진화의 오리진을 통해 진화의 관념에 대한 기원을 알리는 것은, 진화라는 개념이 제대로 된 맥락 속에서 자리 잡길 바라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이론은 현재 진화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지만 고대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과학의 진보를 면밀히 살펴보면 자연선택이론 역시 진화의 종착역이 아닌 하나의 과정에서 나타난 이론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다양한 과학자들의 저술서를 통해 진화의 관념이 생겨나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데,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생물의 진화 과정은 자연의 보편적 사실이고, 진화 이론과 별도로 계속 진행과정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뜻에 자연스레 공감하게 된다.


진화의 오리진은 고대, 중세, 현대로 이어지는 진화의 관념과 다윈의 자연선택 개념, 멘델의 유전법칙의 발견, 20세기 초 집단유전학 등 현재 진화이론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기에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현재 현존하는 인류보다 더 강한 슈퍼인류를 꿈꾸는 시대를 살고 있고, ai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화성까지 나아갈 세상을 상상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한 인간은 또 어떤 방식으로 생존에 적합한 진화를 겪게 될까. 이는 자연스레 품게 되는 의문이다.


진화는 우리의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비단 생물학이나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아닐지라도 이처럼 진화와 관련된 과학 도서라면 꾸준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생물의 진화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소장해 두고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 진선 Books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진화 자체의 기원에 관한 책이 아니라 진화라는 관념의 기원에 관한 책인데 그렇다고 제목을 그렇게 지으면 그다지 입에 착 붓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책의 목표는 다윈의 이 생각을 올바른 맥락 속에 놓아 그것이 그 이전에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또 20세기에는 더욱 발전하여 유전학과 진화에 관련된 생체분자들을 이해함으로써 소위 ‘현대 종합이론’과 그 너머까지 나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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