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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폐전쟁 - 달러 패권 100년의 사이클과 위안화의 도전
조경엽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5월
평점 :
요즘 뉴스를 보면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관세, 환율, 무역분쟁 등 경제 전쟁이 다시 거세지는 걸 느낀다. 경제학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환율이나 관세 같은 개념을 계속 모른 채 지나치기도 어렵다. 그러던 중, 지금까지는 낯설게만 여겼던 '암호화폐'와 ‘디지털 위안화(CBDC)’라는 개념을 새롭게 알게 됐다. 중국은 이를 e-CNY, 즉 숫자 인민폐라 부르며 법정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실물 지폐가 아닌 디지털 화폐가 실제로 유통된다는 점도 놀라웠지만, 더 인상 깊었던 건 ‘화폐’가 단순한 교환 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권력과 패권을 상징하는 도구라는 사실이었다. 세계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다면 화폐에 대한 공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인스타 북스타그램을 구경하다가 '미중 화폐전쟁' 서평단에 선정돼 책을 읽어보게 됐다. 제목부터 워낙 직관적이라 눈길이 갔고, 실제 내용도 기대 이상이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이미 전 세계 100여 개국의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각국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핵심은 결국 미국과 중국. 이 두 나라가 자국의 디지털 화폐를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는 또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까? 우리나라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자연스럽게 여러 질문이 떠올랐다.
책에 따르면 미국은 기존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고,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그 패권에 도전한다. 저자는 이 흐름을 다음과 같이 세 축으로 나눠 설명한다.
1부: ‘코앞까지 온 위안화의 현실’
2부: ‘위안화 영토 넓히기’
3부: ‘미국의 압박 vs 중국의 도전’
총 3부, 7장에 걸쳐 중국이 추진하는 통화스와프 전략, 해외 투자 유치 전략 등을 소개하며 ‘환전이 필요 없는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를 향한 중국의 큰 그림을 그려낸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보통 디지털 화폐라고 하면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를 떠올리지만, 중국은 오히려 중앙집중식 구조를 택했다는 사실이었다. 디지털 화폐의 본질적인 장점이 약화될 수도 있지만, 이미 디지털 감시 시스템에 익숙한 중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게다가 디지털 위안화는 ‘프로그래머블 머니’로, 특정 조건에 따라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 책의 저자 조경엽은 KB금융 경영연구소장을 지낸 분으로, 경제와 금융에 대한 저술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특히 청소년이나 사회초년생을 위한 금융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경제 지식이 거의 없는 나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미중 화폐전쟁'을 통해 CIPS 같은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은 물론, 브릭스 공동 금융망 프로젝트 등 여러 정책 용어와 국제 흐름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경제에 문외한인 나도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읽었고, 무엇보다 ‘화폐’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 책이었다.
단순한 돈의 이야기가 아니다. 화폐를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요즘 시대에 금융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