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29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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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 가는 낭만을 뒤로하고

냉혹한 현실 사회로 눈을 돌린 지식인 하이네

📖 을유문화사에서 출판된 하이네 여행기는 하이네가 4권으로 출간한 여행기 중 북해 ≪연작시 1,2부≫, ≪산문 3부≫,≪이념_르그랑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이네는 여행기에서 당시의 시대 상황과 철학, 문학, 종교와 자본주의 비판, 시대의 분열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놓고 있다. 그래서 아무래도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그의 글들을 이해하기가 꽤 어려웠다.

나는 하이네 여행기를 좀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역자의 후기와 하이네가 살았던 당시 독일과 유럽의 상황을 찾아보고 정리해야만 했다.

그로 인해 뜻하지 않게 하이네의 글을 통해 나는 18-19세기 유럽의 상황을 공부할 수 있었다. 


📕 「 북해 」 연작시 1, 2부 

북해 1,2부의 시들은 마치 바닷가에 누워 져물어 가는 해와 이제 막 차갑게 빛나기 시작하는 별을 바라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바다에는 진주가 있고,
하늘엔 별이 있지만,
그러나 내 마음, 내 마음엔,
내 마음엔 그의 사랑이 있네(중략)

아름다운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의 푸른 천장에
난 입맞춤을 하고 싶어.
거칠게 입맞춤하고 거세게 울고 싶어.
- 선실의 밤 中


📕 「 북해 」 산문 3부 

하이네가 북해의 노르더나이섬에서 쓴 여행기는 일반적인 여행기들과는 사뭇 달랐다. 나는 그가 시인이었기에 꼭 시인의 언어로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북해 여행을 통해 섬 원주민들이 자본주의에 물들어 가는 광경 <탐욕스럽게 찡그린 표정>, <육감적인 춤>, <물욕에 사로잡힌 도박>을 보았으며, 그들의 도덕적 타락과 내적인 삶의 교란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괴테의 [파우스트]를 빗대어 종교를 비판하고, 하노버 귀족의 오만함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여행기는 그의 사유의 글로 가득했다. 

📍P.106
아무튼 교회의 지배는 최악의 억압이었다. 로마는 항상 지배하기를 원했고, 군단이 무너지면 도그마를 속주로 보냈다. 거대한 거미처럼 로마는 라틴 세계의 중심에 앉아 거미줄로 끊임없이 주변을 둘러쌓다. 사람들은 단지 로마의 거미줄에 불과한 것을 가까이 있는 천국으로 간주하고 그 속에서 수 세대에 걸쳐 안정적으로 생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식감과 비참함을 느낀 사람은 이 거미줄을 꿰뚫어 본 고상한 정신의 소유자들뿐이었다.

📍P.120
내 영혼을 사랑하듯 나는 바다를 사랑한다.


📕 「 이념_르그랑의 책 」

📍 p.167
그녀는 사랑스러웠고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네. 하지만 그는 사랑스럽지 않았고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네. - 옛날연극

이념_그르랑의 책은 매우 독특하다. 
그는 첫 장에 에벨리나에게 책을 바친다. '에벨리나' 그가 북해 3부에 말했듯이 에벨리나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이야기해도 되는 그 자신의 영혼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영혼에게 말하는 하이네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그의 말들이 모두 은유적으로 느껴졌다.

1장부터 20장에 이르는 [이념_르그랑의 책]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과거와 현실의 시대 상황을 모두 희극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돈다.

📍랄라랄 ㅡ 랄 ㅡ 랄 라.ㅡ

📍 p.183
그건 제 마지막 노래가 될 것입니다. 제 젊은 날의 밤에 그랬던 것처럼 별들은 저를 바라보고 사랑에 빠진 달빛은 제 뺨에 다시 입 맞추고 죽은 밤꾀꼬리들이 부르는 영혼은 제 하프의 선율처럼 서서히 사라질 것입니다. 


하이네 여행기는 시적인 아름다움을 가지면서도 당대 현실의 시대 상황들을 모두 내포하고 있기에 예상치 못하게 나에게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 되었다.

독일의 낭만주의를 탈피해 가며 현실의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하이네, 자유로운 그의 사유를 따라 북해를 여행하며 나는 괴테와 또 다른 느낌으로 독일 문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하이네 여행기✨는 문학과 철학, 역사와 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으로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P.120
내 영혼을 사랑하듯 나는 바다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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