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는 그때 그 혼란을 좌익과 우익, 진보와 반동의 대립이라는 이념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 들었고, 내가 박수 치고 역성들어 줘야 할 편은 좌익이라는 생각에 망설임이 없었다. 그건 말끝마다 절대 지지 아니면 결사반대가 붙은 당시의 말버릇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너나없이 어느 한쪽 이념에 붙지 않으면 불안한 해방 후의 사회상 탓도 있었지만 그중에도 하필 좌익이었다는 건 오빠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그렇다고 오빠가 나에게 의식화 교육을 시킨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