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 - 나의 생존과 운명, 배움에 관한 기록
임승남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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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한 이야기는 많이 읽었다.

  현실에 비관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그래도 '평범하다'고 불릴 수 있을 정도의 삶에 다다른 임승남의 여정도 대단했다. 시대는 그에게 너무 가혹했고, 그래서 그는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기 떄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그 이상으로 움직여서 놀랐다.

  그는 계속해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꾼 게 아니었을까.

  자신의 삶도, 타인의 삶도 더 좋게 바뀌길 바란 게 아닐까.


  학창 시절, <전태일 평전>을 읽었었다. 그 책을 읽고 너무 놀랐었다.

  전태일이라는 사람이 분신자살을 한 것은 알았다. 그것이 노동자의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였던 것도 알았다. 그러나 단 두 문장일 뿐이었다. <전태일 평전>의 수많은 문장과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는, 그의 노력을 더 이상 작게 여길 수 없었다. 아마 임승남도 그렇게 생각했던 게 아닐까.


  <전태일 평전>을 읽었을 때의 감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껴졌다.

  누군가는 단 몇 문장으로 줄일 수 있는 삶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평범한 존재였다. 그러나 그는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길 바랐다. 아마 그에게 처음부터 '인간다운 삶'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삶의 소중함을 알았던 게 아닐까. 그래서 그는 타인들도 그러한 삶을 살 수 있게, 조금이나다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게 분투했다. 그 분투의 크기를 누가 평가할 수 있을까.


  평범한 존재였고, 평범한 이름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서사는 평범하지 않았다. 그 마음도, 도전도 평범하지 않았다. 덕분에 그의 이야기도 이렇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그것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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