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기획회의 613호 - 평생공부의 동반자 ㅣ 기획회의 613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8월
평점 :
613호는 ‘평생공부의 동반자’라는 주제가 보여주듯 공부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책들을 주로 다룬다. 꼭 책을 읽어야만 공부인 것은 아니지만, 책은 지식을 전하는 매체로서 공부와 뗄 수 없는 관계다. 또, 넓게 보면 어떤 분야의 책을 읽든 독서 자체가 배움과 연결된다고 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만 이번 호에서는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배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학습지와 실용, 자기계발 분야의 책에 집중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시니어의 공부를 겨냥한 기획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집중한 기사도 흥미롭다.
성인 학습지는 광고로 종종 접했기 때문에 그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시니어 학습지가 나오고 있다는 건 첫 기사를 읽고 알게 되었다. 갈수록 아이들이 줄어드는 추세니, 학습지 회사로서는 새로운 소비자를 찾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찾아본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업계 관계자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달리 노년층은 종이에 무언가를 써야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습지가 시니어를 새로운 소비자로 삼아볼 만하다고 인터뷰한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그런데 두 번째로 실린 ‘가벼운 학습지’(현 마이라이트) 기사를 보면 학습지 형태는 시니어가 아닌 그 아래의 젊은 층에도 충분히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손에 잡히는 물성의 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하기 때문에 QR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는 하지만, 단순히 온라인으로만 운영되는 강의와 비교해 학습지가 함께 제공되었을 때 완강률이 확연히 높아졌다고 하니 디지털 기기를 켜지 않아도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종이 매체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기 있는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도 무시할 수 없는 듯하다. 최근에는 ‘명탐정 코난’이 그려진 마이라이트 학습지 광고를 보기도 했다….
인스타 스토리를 주제로 한 실용서 《인스타 스토리, 어디까지 꾸며봤니》를 소개한 기사에서도 책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 드러나서 흥미롭게 읽었다. 인플루언서인 저자가 원래 인스타 스토리 제작 방법을 숏폼 영상으로 올려서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그 내용을 책으로 만들면서 짧은 영상 안에 다 담기지 못한 저자만의 노하우를 상세히 담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책이 영상 콘텐츠와 경쟁해야 한다면, 자세한 설명이나 심도 있는 지식처럼 책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담는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미를 책으로 연결하는 건 어렵다던데, 책이 인터넷 정보와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를 찾아낸다면 경쟁력 있는 취미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물론 그 차별화 지점을 찾아내는 게 문제이겠지만…). 사람들이 끊임없이 배우면서 개성을 확립하고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소속감을 느낀다는 분석도 흥미로웠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 《80세의 벽》을 다룬 기사에서는 출간 분야에 대한 고민도 살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시니어 기획의 차별화 포인트나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 홍보 방법이나 시리즈화 시도 등 기획부터 출간 이후의 과정에서 고민할 만한 문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시니어 대상 기획을 한다고 해서 특정 분야의 아이템 발간을 우선으로 하기보다는 독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이 먼저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 독자가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를 살피는 일은 분야를 불문하고 적용될 수 있는 기획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