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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04호 : 2024.03.20 - #지금 편집자의 학교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3월
평점 :
품절
최근 출판 교육을 듣기 시작해서 이번 호는 내 얘기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교육을 들으며 편집자의 여러 직무 영역에서 갖춰야 할 마음 자세를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동안 시간에 쫓겼던 면도 없진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완성도를 낮춰가며 시간 내에 결과물을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교육의 한계를 우려하는 글에 좀 찔렸다. 편집 교육을 듣는다고 해서 에디터에게 필요한 기초 체력을 단기간에 늘릴 수도 없는 일이란 얘기에도 공감했다. 교육 일정 따라가기에 바빠서 정작 중요한 기본 소양을 쌓는 일에는 다소 소홀해졌기 때문이다.
애초에 출판 산업의 생산성 문제는 교육으로 해결할 수 없단 지적도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좀 주제넘은 생각인가 싶지만, 출판업의 불황이 계속된다면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한 대학 입시 위주 교육의 문제처럼 (엄밀히 얘기하면 객관식, 상대평가 중심의 입시 제도 때문에 생긴 문제이지만. 604호 이 주의 논점을 참고할 것.) 우리 사회에 필요한 책이 아니라 팔리는 책을 만드는 방법에 더 치중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필자가 얘기한 '아마추어 편집자'들이 많아진다면 시장 중심적인 출판 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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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로컬X컬처 키워드 연재는 '좋은 일'에 대한 정의를 다시 짚어주고 있다. 필자는 사회의 통념에서 벗어나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종사하는 지역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러한 만남을 통해 임금 수준이 높거나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직장에서 일하는 것만을 정답으로 여기는 기존의 통념을 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서 좋았다.
'뭐가 새롭지?'와 '이런 책을 독자들이 찾나?'라는 굴레 안에서 매일 빙빙 도는 게 편집자란 직업인 것이다. (p.69)
《인생은 순간이다》의 편집자님이 쓰신 기획자 노트 릴레이에서 발견한 문장이다. 역시 새로운 점, 차별점은 그냥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요행에 기대지 않고 끝까지 파고드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