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뱅크시로 읽는 서양 미술사
캘리 그로비에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5년 3월
평점 :
밤사이 공공벽화에 그림을 그리고 사라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예술가 '뱅크시'의 이름이 각인되고 난 뒤 그의 행적들과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기발함과 기괴함에 감탄과 웃음이 절로 났다. 2024년에 열린 뱅크시 전시관에서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명예나 돈보다 인류의 평등과 평화를 위해 쓰이고 싶어 하는 예술적 가치관에 감동받았다. 그 계기가 <뱅크시로 읽는 서양 미술사>를 만나게 했다.

뱅크시를 앞세운 서양 미술사이지 않을까 싶었으나 오히려 뱅크시에 좀 더 집중한 듯한 느낌이다. 고전 작품들을 소개해 줌과 동시에 그걸 다르게 해석한 뱅크시의 작품을 소개해 주는데 작품들을 소개받고 또 그 차이점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1669년 램브란트의 자화상에 2009년 개구리 눈알 장난감인 '구글리'를 붙인 작품을 발표하는데 온 세상이 구글이라는 검색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을 담고 있다. <이삭 줍는 사람들>의 작품에 <일용직>이라는 작품으로 빈익빈 부익부로 사회적 격차를 얘기하고도 <십자가 처형> 대신 <쇼팽 백을 든 그리스도>로 자본주의에 물든 요즘을 얘기하며 그가 보는 세상과 바라는 모습을 보게 한다.
양장본의 예쁜 표지를 시작으로 펼쳐진 책은 같은 듯 다른 두 분야의 전시관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고 기존의 미술 작품들과 뱅크시의 작품에 차이는 분명하지만 그만의 명확한 예술은 특별하게 기억될 듯 하다. 뱅크시와 동시대에 살면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행운이며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