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교수의 심리학 수업 - 인간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상의 과학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김경일 지음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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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심리학 책을 즐겨 읽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읽을 기회가 없어졌다. 사실 기회가 없어졌다기보단 마음 속 우선 순위에 밀려난 것이 정확한 이유일 거다. 그런데 오랜만에 이 책을 읽고 심리학에 대한 흥미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이 다시 심리학에 가까워지려는 한 발짝이 되어주었달까.

책에서 김경일 교수는 인간 행동의 심리와 그 원인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한다. 일상적인 예시들이 심리학을 모르는 사람의 이해를 돕는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공감할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A와 B 중 A를 선택할 거라는 식의 이야기에서 나는 B를 선택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같은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동일한 선택을 하지는 않고, 그 선택의 바탕에는 또 저마다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책을 읽으며 내 생각과 다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심리학이 학문이 된 이유를 깨달았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그게 바로 심리학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인간이라는 모집단을 수많은 표본집단을 설정하여 실험해도 끝없이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공 것도 어려운데 타인의 심리를 넘어 인간 전체의 심리를 밝히 것은 쉽지 않음이 분명하다.

물론 중요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후회와 만족이 반대되는 개념이 아닌, 서로 독립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후회는 무언가와의 비교가 만들어내는 마음이고, 만족은 대상 자체로부터 느끼는 마음이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후회와 만족은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으며, 둘 다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다. 나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밤낮으로 고민했고 결정을 내렸다. 결정을 하고나면 후련할 줄 알았던 마음은 어째서인지 계속해서 불편했다. 그건 내가 후회와 만족을 대립적인 관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후회하지 않을 결정이 곧 만족스러운 결정은 아닌 것인데 말이다. 나는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만족하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덜 후회할 결정을 고민한 거지 만족을 위해 고민한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결정은 없었던 거다.

후회와 만족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닌 독립적인 개념이라는 사실. 듣고보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걸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바로 이런 지점에서 심리학 도서의 장점이 드러난다. 우리는 우리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알면 스스로와 타인을, 나아가 사회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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