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급히 고개를 돌렸다. 동양화에서 막 걸어나온 듯한 고아한 노인이 복도 계단에 홀로 서 있었다. 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노인은 그저 태연했다.
수위가 황급히 소리 질렀다. 유난오는 태연한표정으로 어깨를 으쓱 올렸다. 급히 수위실로 들어간 수위가 내선으로 연락하는 기척이 났다.
"여, 여기는 왜?""왜긴? 용무 보러 왔지."
유난오가 벽에 등을 기대며 수위실을 응시했다. 그의 눈초리가 톱날처럼 예리했다. 아까만 해도 입가에 서려 있던 미소는 그새 흔적조차 없었다. 외팔이 학생은 본부관 건너편 숲을 쳐다보며딴청을 피우고만 있었다.
"자, 잠깐! 잠깐! 나, 난오 학생! 기다리라구!"수위가 황급히 소리 질렀다. 유난오는 태연한표정으로 어깨를 으쓱 올렸다. 급히 수위실로 들어간 수위가 내선으로 연락하는 기척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