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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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추리소설은 퍼즐가 같다. 하나의 사건이 바로 하나의 퍼즐이다. 그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이 모두 자기 위치에 정확하게 자리 잡으면 하나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풀려져 가는 재미가 바로 추리소설을 읽는 목적은 아닌가 싶다.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형사가 하는 일은 미해결된 사건들을 하나씩 자료 정리하는 일이다. 그녀의 장점은 컴퓨터에 자료 정리한 것이 오롯이 자신의 머리 데이터에도 차곡차곡 함께 쌓여져 간다. 그리고 그녀는 현장 사건 출동할 때도 자신의 수첩에 글이 아닌 그림으로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다. 그 그림이 그 데이터를 불러오는 것처럼 자신만의 방식을 사용한다.


이건 무슨 뜻일까요? 과거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같은 수법으로 죽었다?

그것도 살인이 아니라 자살?(p95)

 

미야하라 아키오는 택배 운송원, 스토커, 강제외설 혐의 등으로 세 번 검거된 남자다.

사메지마 데쓰오는 엽기 연쇄살인을 저질러 사형수로 복역 중인 남자다.

그리고 모든 사건과 연관된 오토모 남자도 독특한 연쇄살인을 저지른다.

자신이 저지른 수법으로 범죄자들은 그 수법을 자신에게 행한다. 그 행위로 죽게 된다.

피해자인 사나에 여성은 과거의 일을 잊고 새로운 출발, 즉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야하라 아키오가 우연히 그녀를 보게 된다. 그녀에게 '네가 잊고 싶은 그 일이

자신의 손에 영상으로 존재한다'며 협박한다. 그녀는 옛 기억에 괴로워하며 자살을 선택한다.

 

사람을 몇 명 죽여도 사형은 단 한 번뿐이라는 말밖에 없었습니다. 그건 너무나 불공평합니다(p285)


책 표지에도 나와 있지만 뇌내에 스위치를 켜는 버튼이 있다. 범죄자는 자신이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입힌 사람들의 고통을 그대로 입는다. 그러나 그 고통은 자신은 느끼지 못한다. 피해자는 그 고통이 시도때도 없이 자신을 찾아와 고통을 준다. 하지만 범죄자는 죽기 전 몸으로만 그 고통을 경험한다. 감정이 제외된 고통이다. 정말 그건 불공평한 건 아닌가?

어느 책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난다. 사람은 죽을 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한편의 영화로 제작이 완료되어 관람하게 된다고 한다. 그냥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껏 살아온 행적을 타인의 입장에서 고스란히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그 영화 관람이 끝난 후 어느 사람은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어느 사람은 고통의 표정으로 괴로워하는 얼굴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런 결과가 사실이면 좋겠다. 또한 그 행위들은 평생 나의 생명에 간직되어 간다는 사실도 정말 믿고 싶다. 그 행위가 원인이 되어 어느 시점에서는 결과로 받는 때도 오겠지! 난 그 글을 신뢰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불공평한 세상과 철학이 아니겠는가 싶다.

오토모 남자는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학대와 상처를 받아오면서 성장한다. 중학교 때 야구 배트로 엄마를 때려 죽인다.

그 때 그냥 엄마는 육신의 덩어리였군 흐뭇한 미소를 띠웠다고 한다. 유년 시절 학대와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그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은 사회 시스템도 도움이 되겠지만 스스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평범한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이유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허용하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 다름을 틀렸다고 정의 내리는 곳이 한국 그리고 사람과 동물이 존재하는 곳에는 유감없이

발생한다. 역사를 돌이켜 봐도 알수 있다. 승자와 권력을 가진 기득권은 그 힘으로 그 다름을 폭력으로 지워 왔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

그럼 오토모, 미야하라, 사메지마와 같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사랑으로 지켜주면 그런 인간이 나타나지 않을까?

교육으로 타인을 소중히 여기는 삶의 자세를 가르치면 그런 인간이 되지 않을까?

아무튼 나라는 사람도 어디로 튈지 모른다. 마음의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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