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돌아눕는 상상만으로도 서운해집니다 - 작은 몸짓 하나에도 헛헛해지는 마음에 대하여
오휘명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당신이 돌아눕는 상상만으로도 서운해집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사사로운 것들에 마음을 뺏기고 사사로운 감정들을 챙기고

사사로운 일들에 울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그러다 아주 천천히, 조금씩 성장해서 누구 하나쯤은 거뜬히 받아줄 수 있는,

물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일 인분을 톡톡히 해내는 사람 말이다.

그게 내 나름의 잘 자라난 삶, 잘 살게 된 삶이겠지(p248)

 

이 책은 오휘명 작가의 에세이로 형성되어 있다.

작가로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사로운 것에도 신경을 쓰고

좋은 글 주제를 찾기 위해 오늘도 허름한 곳을 걷으며

자신만의 감정을 글로 녹이는 작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글을 읽으면서 왠지 글속에 풍기는 감정이 섬세하고

풍부한 이야기 거리가 있어서 작가분이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군대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의 직감이 틀렸구나 여겨졌다.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고 아기자기하게 감정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헤어짐에 한없이 눈물을 흘릴수 있고,

이별후에는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기를 준비하는 과정,

 

솔직히 작가의 감정과 눈물이 부러웠다.

난 지금까지 그런 감정은 느껴보았지만,

그 감정을 상대의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했다는 전제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전파하지는 않았을까 반성해 보게 되었다.

 

키스하는 장면을 강과 강이 부딪치는 장면으로 묘사하다니 대박,

지나간 사람들을 새삼스레 추억해 본다.

누군가 보기엔 이게 참 구차한 짓일 수도 있겠지마,

지나간 모든 것을 되새겨 보고 거기서 의미를 찾아내는 게

나와 같은 작가들이 하는 일이니 괜찮지 않을까 자위를 하면서(p134)

 

작가라는 직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만의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평소 글 주제가 되는 사건들을 메모해 두고

그 메모에 어울리는 옷장식을 입히는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좋은 캐릭터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좋은 글'이란 뚝딱 나오는 게 아니였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직업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또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작가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닐까,

자연과 사람이 주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방식은 누구나 다 다르니까,

독자들은 다양하게 그 메시지를 느낄수 있으니까,

오휘명 작가의 일기장을 조금스럽게 훔쳐본 기분이다.

그 섬세하고 은은한 향이 나에게 위로와 휴식을 제공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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