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AR MINI 마이 카, 미니 - 나를 보여 주는 워너비카의 모든 것
최진석 지음 / 이지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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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어렸을 적, 우리 엄마와 막내 이모는 함께 일을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는 엄마를 기다리며 이모네에서 시간을 때웠다. 사촌오빠와 사촌동생과 함께.

여자였던 나는 전혀 관심도 없는 이야기들을 하며 나를 지루하게 만들었던 두 남자. 오빠와 동생은 틈만 나면 자동차 이야기, 싸움, 총 이야기 등을 하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언제인가 골목길에서 한창 놀던 때였는데 오빠와 남동생이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의 이름을 척척 외는 걸 보고 신기하게 느꼈던 게 아직도 생생하게 회자된다.

"현우야. 자동차 생긴 것만 봐도 알 수 있어?" 이렇게 물어보면

약간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누나, 자동차가 다 다르게 생겼잖아. 쟤네는 다 이름이 달라"라고 말했다.

도대체 뭐가 다르게 생겼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색깔이나 크기, 아니면 자동차 회사명 정도가 다르겠거니 했는데 남자아이들이 줄줄 외우는 그 각각의 자동차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지닌 하나의 인격체로 대접받고 있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자동차가 다 다르게 생겼다는 걸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는 내 관심사 밖이었던 자동차였기에 더 그랬을테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운전이라는 것도 할 수 있고, 자동차도 구입할 수 있는 여건과 나이가 되니깐 서서히 나도 그러한 것들에 눈이 뜨이나보다.

운전면허를 따면, 그래서 첫 자동차를 구입하게 되면 벤츠사의 '스마트 포 투'라는 자동차를 사겠노라 다짐했었다. 그 자동차모델을 어디서 처음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단 두 명만이 탈 수 있는 소형차의 매력에 빠져선 그 차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마음까지 일렁였다. 경차로 취급받는 모델이었지만 엄연한 수입차.

욕심이었던게지. 그러나 스마트 포 투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사라질 무렵, 이번에는 BMW사에서 인수한 MINI가 나에게 말을 건다. 자기는 어떠냐고.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큰 문화적 가치를 지닌 MINI.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미니의 A to Z가 담긴 책 <마이 카 미니>는 이 브랜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친절히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친절한 설명을 읽고 나면 이 자동차를 안타고는 못 배기게끔 만든다. 특히 여성을 많이 배려했음이 물씬 느껴지는 MINI라는 생각도 많이 자리잡게 되는 것 같고.

짧지만 강렬하게 브랜드 가치를 드러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MINI라는 하나의 아이콘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어린 시절, 자동차 이름을 줄줄 외면서 '아이' 다루듯이, 혹은 '친구' 부르듯이 그렇게 자동차를 좋아하던 남학생들의 마음이 이제는 이해간다. 그렇게 나도 자동차라는 하나의 아이템이 현실적으로 와닿는 시기에 접어든건가. 작고 귀엽지만 속도감에선 탁월한 실력을 뽐내는 미니, 그리고 브랜드의 명성만큼이나 훌륭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는 미니의 여러 행보에 앞으로 많은 관심이 쏠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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