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즐거움 - 오연호가 묻고 박원순이 답하다
박원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정치의 즐거움 - 박원순/오연호, 시장님 시장님 우리 시장님!

‘오연호가 묻고 박원순이 답한다’, 이 포맷에 맞춰 진행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담. 약 30시간에 걸친 긴긴 인터뷰시간도 박원순 시장에게는 모자란 듯 보였다. 어찌나 하고픈 말이 많아 보이던지. 이 수다쟁이 시장님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내가 서울시장이 지키고 있는 서울시민이 아니라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인간적인 사람이 내가 살고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서민적인’이라는 수식어가 제 옷같이 척척 달라붙는 진짜 인간적인 시장, 박원순의 이야기를 텍스트로 만나는 동안 내내 가슴 한 켠이 뜨거웠다.

1.시민을 위한 시장, 그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부산시민이다. 부산시민의 자격으로 서울시장의 ‘A to Z’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장은 하나의 지역을 대표하는 단순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한 뒤에 ‘서울시’에 대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한 일원인 박원순의 이야기를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한 주제, 한 주제에 맞춰 기자와 주고받는 그의 대답들은 하나같이 ‘시민중심적’ 이었다. 그렇게 그가 생각하는 서울시의 방향성과 더불어 시민을 위한 작은 정책들, 실천들을 읽어가면서 나는 박원순 시장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박원순 시장이 중점을 둔 사업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보도블럭 개선사업. 취임 후 보도블럭과 관련된 부서를 새로 편성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임하던 시절 중책을 맡았던 간부 1명을 보도블럭을 관리하는 총괄책임자로 세워서 서울시의 기존 보도블럭들을 개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자연스레 알렸던 박원순 시장.
그는 심지어 도로를 관리하는 부서의 공무원들과 몇 차례에 걸쳐 회의는 물론 식사까지 했다고 한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시장과 밥을 먹은 것이 처음이었다’며 ‘이렇게 내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는 공무원들의 대답은 박원순 시장의 사업추진력은 물론 인간관계에 대한 리더십까지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예가 아닐까.







서울시민이 아니기에 서울시의 기존 보도블럭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개선된 보도블럭은 어떠한지를 잘 몰라서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자료를 찾아보던 중에 보도블럭 공사를 함부로 하지 않겠다,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겠다 등의 문구를 넣어 만든 짤막한 광고를 보게 되었다. 하나의 정책이라도 시민들의 삶속에 그 정책을 알리려는 서울시의 노력이, 그리고 박원순 시장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 거창한 사업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큰 일을 해낼 수 있겠냐며, 실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보도블럭 개선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박원순 시장의 모습은 정말 ‘서민적인’ 시장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2.공무원을 위한 시장, 당신들의 울타리가 되어줄게요.

서울시공무원, 그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직원과도 같은 존재다. ‘서울시’라는 거대한 기업을 자비로 만들고, 운영하는건 아니지만, 엄연히 특정기간동안은 공무원들을 케어하는 역할도 박원순 시장에겐 부여된 업무. 그들 사이를 사장-직원 관계로 보았을 때에도 박원순 시장은 탁월한 사업가적 기질을 갖추고 있었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서울시 공무원들의 가정을 서울시장실로 초청해 구경시켜주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직원들의 가족들에겐 ‘우리 아빠’가, ‘우리 엄마’가 서울시장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중요한 자리를 맡고 있음을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직원들의 호응이 꽤 좋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시장실을 직접 가족에게 보여줬던 한 공무원은 집에 돌아가자 아내가 ‘당신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지 몰랐다’며 남편의 기를 세워줘 기분이 좋았다고.
전 서울시장은 무능한 공무원을 3%씩 퇴출하는 방법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자 했지만, 박 시장은 이런 제도는 자칫하면 공무원을 불신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비효과적이라며, 모든 서울시 공무원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신뢰하는 것이 자신이 가진 신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소하지만 공무원들을 배려하고 그들을 이끄는 박원순 시장의 자세는 비단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의 리더들도 꼭 본받았으면 하는 행동이다.

‘정치의 즐거움’을 토로하는 그, 그는 이왕 시작한 모든 일은 ‘즐겁게’하자고 말한다. 억지로 꾸역꾸역 하는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하는 모든 일은 능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 그의 ‘모든 일을 즐겁게!’하자는 모토를 나 역시 본받아 내 자리에서 하루하루에 충실한 사람이 되어야겠단 다짐을 해본다. 나는 정치가는 아니니깐.. 음, <노동의 즐거움> 혹은 <기획의 즐거움> 정도로 각색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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