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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코스투라 1 - 그림자 여인 시라 ㅣ 샘터 외국소설선 9
마리아 두에냐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샘터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라 코스투라1 : 운명의 실을 끊어버린 여자 – 마리아 두에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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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사 교정/교열 실수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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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 여주인들,그리고 집사들까지 --- 여주인들, 그리고 집사들까지 (띄어쓰기)
14쪽 – 콧노래와째깍거리는 --- 콧노래와 째깍거리는 (띄어쓰기)
32쪽 – 밧줄에 그의 목에 --- 밧줄을 그의 목에 or 밧줄에 그의 목을 (문법오류)
288쪽 – 그녀의 부인이 --- 그의 부인이 (그녀의 부인이라니? 레즈인가......)
298쪽 – 이스라엘 동맹 과 전용 카지노 --- 이스라엘 동맹과 전용 카지노 (띄어쓰기)
337쪽 – 현실인 양눈앞에 --- 현실인 양 눈 앞에 (띄어쓰기)
405쪽 – 브랜디를 마시면서 애기를 – 브랜디를 마시면서 얘기를 (오타) |
‘탄생과 동시에 고전의 반열에 오른 소설’이라고 극찬하더니, 생각보다 사소한 실수가 너무 많은 책이었다. 사실, 좋은 책이라는 것이 앞 뒤 문맥에 맞는 탄탄한 구성의 스토리만 있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책을 읽을 때마다 교정과 교열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가를 자세히 살펴보는 편인데, <라 코스투라1> 이 책은 정말 기본적인 띄어쓰기 문제부터 간단한 단어(예를 들면 ‘얘기’를 ‘애기’로 쓴 부분) 문제까지 잦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어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원작자의 실수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번역가가 옮겨오는 가운데, 그리고 다시 그 옮겨온 번역본을 제대로 검열하지 않은 출판사의 태도에 빈정이 상할 뿐.
전체적인 내용은 스페인의 긴박한 상황과 한 여인의 자립하는 과정, 옷 짓는 이야기 등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꽤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특히 단행본으로 끝나지 않고, 2권으로 이어지는 구성 가운데 또 다음 권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해서 그런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책이었다. 페이지가 많은 편이었고, 한 바닥에 들어있는 활자 수도 많은 편이어서 3일 정도의 시간을 이 책에 투자해야 했다. 오고가는 버스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의 흐름 덕분에 나는 한국, 그리고 부산에서 편하게 앉아 1930년대 스페인과 유럽 일대를 여행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여주인공 시라는 옷 짓는 재주가 비상했던 여인. 남자에게 상처받고, 배신까지 당한 그녀지만 자신의 기술을 알아봐주고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칸델라리아를 만나 비로소 옷 만드는 일로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려간다. 1권만 읽은 상태이고 아직 2권을 읽지 않았기에 어떤 뒷이야기가 펼쳐질지 몹시 궁금하다.
1권에서는 시라라는 여인의 태어난 배경과 자라온 환경, 갑작스러운 아버지와의 만남과 유산 상속, 사랑하던 첫사랑과의 이별과 함께 찾아온 새로운 사랑 등 다양한 사건들이 숨가쁘게 묘사되고 있다. 어쩌면 너무 자세히 알려준다 싶을 정도로 구구절절 이야기의 깊숙한 부분까지 독백 혹은 대사로 처리해 다 알려주는 작가의 방식이 무모할 수도 있으나 워낙 다양한 국가, 많은 직위의 인물들을 다루고 있었기에 읽으면 읽을수록 세세한 설명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다.
스페인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는 프랑코라는 독재자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나마 쌓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후에 읽었던 <순례자>도 그렇고 이번에 읽은 <라 코스투라1>을 통해 계속해서 프랑코, 내전 등 공부할 때 익혔던 내용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나와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해외소설을 읽을 때 그 배경이 되는 장소나 역사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쌓아두면 수월하게 독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옷을 짓는다는 뜻의 라 코스투라, 2권에서는 시라에게 어떤 일들이 다가올까. 그녀의 절친한 벗이 되어버린 로잘린다 폭스의 남편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어떤 국면을 맞이하게 될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머니와의 만남은 시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몹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라 코스투라1> 이었다.
ps. ‘읽어야 할 책, 읽고픈 책이 아직 많은데.... 2권도 얼른 읽고 싶다. 시간이... 이처럼 부족하다 느끼는 적은 또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