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 2
김민화 글, 소복이 그림, 김종덕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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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 - 김민화, 비건(채식주의자)이 되어야 하는 이유



아동용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집어든 건 순전히 내 식성 때문이었다. 고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몹쓸 고기식탐 때문에 나는 하루하루 뱃살이 늘어가고, 콜레스테롤 역시 쌓이고 있다.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먹는 지방의 양에 비해 운동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의사 선생님께 핀잔을 듣기도 했으니 말 다했지 뭐.


아무튼 이런 내 식성을 조금이라도 고치려면 뭔가 자극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을 읽으려 했던 것 같다. 고기가 잔뜩 올라간 내 식탁이 ‘나쁜 식탁’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고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들 것 같았기에.


이쯤 말하면 내가 진짜 육식킬러같이 느껴진다. 근데 부인할 수는 없다. 토요일 아침처럼 출근이 없는 여유로운 날에는 눈 뜨자마자 삼겹살로 아침을 여니 말이다. 일주일에 한번이라지만 평일 저녁에 먹는 고기까지 더하면 나의 일주일 중 8할은 고기로 채워지니 확실히 조심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이런 나를 위해, 내가 선택한 책 <고기왕 가족의 나쁜 식탁>을 읽고 생각한 부분을 몇 자 끄적거려 본다.


만화로 구성된 얇은 이 책 한 권은 철저하게 ‘고기’ 섭취의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 단순히 건강을 해치는 ‘나쁜 식습관’이라고만 말하지 않고, 고기, 패스트푸드, 과대포장 음식 등의 섭취가 지구를 오염시키는 행위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냥 ‘고기 먹지마!’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부분이 아동용도서로서 이 도서가 꽤 적합하다는 걸 느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캐릭터명이 그 가운데서도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꼬마의 이름은 ‘고기왕’, 아버지의 이름이 ‘고기남’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주인공 고기왕이 아토피가 생기면서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전체의 줄거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자는 환경을 해치는 과대포장 음식, 패스트푸드보다는 슬로푸드를 먹어야 하는 이유, 비건이라는 단어의 정의 등 채식주의와 관련된 단어들을 많이 등장시킴으로써 육식을 대체할 다른 방안을 동시에 제시해주고 있었다. 고기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영양가 높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이는 물론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장점을 언급하는 부분 역시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읽으며 작년 이맘 때 회사 근처에 있는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을 갔던 게 생각났다. ‘러빙헛’이라는 음식점이었는데 전국체인점이 분포할 만큼 꽤 규모를 갖춘 곳이었다. ‘비건채식 체인점’이라고 분류된 이곳에서는 동물성분을 전혀 포함하지 않은 완전한 비건 채식재료만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냥 몇 번 가보기만 할 뿐 채식을 해야겠다는 결심은 하지 못한 채 그동안 계속 고기를 잔뜩 먹어왔는데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이 식당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나의 건강이 곧 환경의 건강이라는 점을 환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내 건강을 위한답시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는 점, 그리고 또한 내 몸에 나쁜 것은 환경에도 나쁘다는 것을 늘 기억하면서 광범위적인 환경운동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해본다.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편이었지만 이제 한 달에 한 번으로 횟수를 줄이고, 그 이후에는 아예 안 먹는 방향으로. 그리고 고기가 들어간 식사도 일주일에 3번 이상이었던 것을 1번으로 줄이고, 그 후에는 한 달에 1번으로 더 줄이도록. 고기왕 제제의 나쁜 식탁이 고기왕 제제의 건강 식탁이 되는 날까지. 식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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