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 인문학 - 어둠과 절망을 이기는 희망의 인문학 강의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8
이욱연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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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악... 책 제목이 끝내주지 않습니까? '시대를 견디는 힘'이라니요. 모두들 힘들어하는 이 시대에 견디며 살아가는 힘을 알려준다니 책 제목으로는 엄청난 제목인 듯합니다. 거기다가 대학 시절 너무나도 자주 감동받으며 읽었던 혁명가, 투쟁가, 사상가 루쉰의 인문학이라니... 하지만 기대가 커서인지 그렇게 확 와닿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책 전반적으로 루쉰의 주장이나 견해에 대한 설명을 주로 하기보다는 루쉰의 말을 빌려서 자신의 의견, 생각들을 피력하려 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의 에필로그를 읽으며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 혹시 작가님의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노신(루쉰)의 문학을 읽을 때 주로는 우리 사회를 변혁하기 위한 토대, 사상적인 기반으로 삼고자 루쉰을 변혁가, 혁명가, 사상가로의 측면을 부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시대에 맞는 루쉰의 다른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나 봅니다. 바로 낡은 시대의 유산을 짊어진 자의 고뇌와 겸허, 그를 통한 미래세대를 위한 숭고한 희생 그리고 절망의 시대에서 절망을 이겨내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더 부각하고 싶었나 봅니다. 이러한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방법이 바로 현재의 한국 사회의 상황에서 루쉰의 문학이 필요한 이유라는 점을 역설합니다.
<책꼽문>
(51) 결국 개인이 나다움을 지니는 것이야말로 사회를 새롭게 바꾸는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나다움은 그저 그런 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초석입니다. 루쉰의 생각과 말, 행동에서 나다움을 지닌 사람이 많아야 사회에 큰 각성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생각에서 나다움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69) 행복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다가오지만, 불행은 누구에게나 다가옵니다.
(92) 그런데도 행인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길을 갑니다. 희망 때문에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없더라도 절망스러운 상황에 저항하고 반항하면서 길을 갑니다.
(96)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 [고향] <<외침>>
(111) 지금 살아 있는 것,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고 위대하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218) 루쉰은 늘 세상을 해부하면서 자기 자신을 해부하였습니다.

바로 저 말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전반에 흐르는 가장 큰 줄기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희망은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라는 길과 같다고 합니다. 서방 열강과 일본 제국주의의 틈에서 너무나도 작게 느껴졌던 중국의 절망에서 모두 같이 나아가면 희망이 된다는 루쉰의 가르침에 대해 작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 제공 도서로 읽고 느낀 바를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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