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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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때 푹 빠져서 지냈던 #이완배 작가의 여러 소개 글에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의 강렬함이 나에게 오래토록 남아서 약간은 종교에 가깝게 요즘 일어나는 많은 현상들을 이해하는 개념으로 작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 이후 다른 책에서는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이라는 작품을 소개하기도 해서 아 이 분이 살았던 시기는 정말 어두운 시대였고 그러한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고자 했던 사유의 힘이 바로 이런 철학자를 낳았구나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 책을 선택하고 나서 '평전'이라는 것을 제대로는 처음 읽어본다는 생각에 평전의 의미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평전 : 전기문의 한 종류로, 인물의 업적이나 활동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글을 의미한다. 특정한 인물을 형상화하기 위해 글쓴이가 인물과 관련된 자료나 정보를 선정하고 해석하여 이를 평가와 함께 서술하는 글이다.



일단 내가 책을 선택했던 생각과 책을 읽으면서 좀 다른 느낌이어서 평전의 의미를 찾아보고 아 이런 게 평전이구나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생각들보다는 이 책 작가가 소개하는 여러 한나 아렌트의 생각들을 사실대로 전달하는 데 더 방점을 두고 이 글을 적으려고 한다.

(008) 특히 <<인간의 조건>>에서 던진 "우리는 열심히 노동하는 삶 이후의 세계에 대해 제대로 사유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현시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하다.
(021) 한나는 고독을 좋아하는 동시에 인정을 갈망했으며 아주 어릴 적부터 이 둘 사이에서 갈등했다. 심지어 책을 읽는 것조차 어느 정도 고립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중략) 고독한 대화, 즉 사유는 자아를 둘로 나누고, 내가 다시 세상에 나갔을 때 둘로 나뉜 자아는 다시 하나로 합쳐진다. 나는 이 사유라는 공간 안에서 내 경험과 신념 그리고 내가 안다고 믿는 것과 마주한다고 한나는 말했다.
(197) 전체주의의 "기반은 이 세계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험, 즉 외로움에 기반한다. 이 외로움은 인간에게 가장 처절하고 절망적인 경험이다."
(201) (한나는) 사상으로 인정받길 원했지 그저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특성으로 주목받고 싶지는 않았다. 한나는 커리어 내내 이러한 노선을 굳건히 지켰다.
(207)  << 전체주의의 기원>>이 사람들을 한곳에 가두어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드는 전체주의라는 철의 속박을 자세히 다룬다면 <<인간의 조건>>은 사회적인 것의 부상으로 인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공적 영역과 사적영역 간) 이동의 자유가 상실되고 있는지 살핀다.
(214) 이 세계를 사랑한다는 건, 있는 그대로의 세상과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혹은 한나의 표현에 따르면 "실제로 벌어진 일들을 똑바로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모르 문디는 한나가 <<인간의 조건>> 서문에 적은 "멈추어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구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40) 한나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가담한 자들과 저항을 선택한 자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대답은 '사유'였다. 가담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스스로 사유라는 것을 했다.
(264) "아무리 깊은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빛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 (한나 아렌트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309) 한나가 우리에게 전하는 핵심은, 이 세상을 끊임없이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이 한계를 설정하며, 다시 배열하라는 것 그리고 새로운 언어로 새 이야기를 들려주라는 것이다. 이것이 한나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다.

본의 아니게 장강명 작가의 <<표백>>과 함께 이 책 <<한나 아렌트 평전>>을 같은 시기에 읽었다. 하나는 자살 선언문에 관한 소설이었고 세계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시대에 자살을 선택하지 않고 사유하고 저항하며 살아 간 한나 아렌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읽게 되었다. 삶의 방식의 극명한 대비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하는 그런 책들이었다.

또한 한나 아렌트는 어두운 시대에 아이히만처럼 가담하는 자와 저항을 선택하는 사람과의 차이에 가장 큰 특성은 "사유"에 있다고 했습니다. 항상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아 가도록 다시금 자각하게 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 제공 도서로 열심히 읽고 느낀 바를 솔직히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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