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턴드
제이슨 모트 지음, 안종설 옮김 / 맥스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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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솔직히 브래드 피트가 드라마로 제작했다느니, 최고 시청률이니 하는 자극적인 띠지보다는 퓰리처 상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게 제일 눈길을 끌었다. 사실 문학상은 심사위원의 주관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종 후보군에 올랐다는 것만으로 이미 그 수준을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서사 구조는 간단하다. 책 뒷 표지에 쓰여 있듯 ‘어느 날 갑자기, 죽었던 이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 것이다. 살아 돌아온 이는 여덟 살에 죽었던 아들이다. 무려 반세기가 지나서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돌아온 것이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만나는 게 인생사다. 이를 이해한다면 만났다고 마냥 기뻐할 것도, 헤어졌다고 마냥 슬퍼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슬픈 이유는 ‘영원한’ 이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어머니 기일 2주 전에 꿈에서 우연히 어머니를 보고 영감을 얻어 쓴 것이다. 만약 죽은 이가 돌아온다면? 죽은 사람들은 어디 있는 걸까? 저자는 서문에 온갖 ‘물리학의 의문’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이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타임머신, 시간여행의 문제, 평행우주, 다중우주 등등 고려해야 할, 풀리지 않은 물리학의 난제들을 극복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다. 좋은 SF소설이라면 미래를 예측하고, 그 세계에 완결성을 부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약간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쉽지만 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 저자가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것은 감정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헤어졌던 소중한 사람들과 대리경험으로나마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헤어진 누군가와의 재회를 바라진 않는다. 자연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작품 앞에서 논리와 과학을 운운하는 것은 넌센스일 것이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솔제니친의 『마뜨료나의 집』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 책이 집필되는 데에 한몫했던 전제(죽음은 나쁜, 혹은 부정적인 것이다)에 대해 추가적인 생각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 역시 추천한다. 평행우주 혹은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상에 대해 다룬 체의 『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 또한 권하는 바이다.

드라마 본 지가 오래 됐는데 이런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면 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현재 ‘Resurrection'이라는 제목으로 방영중이라고 한다. 같이 봐본다면 쏠쏠한 재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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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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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미메시스 책은 퀄리티부터 남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저번에 크레이그 톰슨의 『담요』라는 작품을 봤었는데 미메시스 출판사는 책 품질, 작품성, 디자인 뭐 하나 빠지지 않는 것 같다. 약 300여쪽에 수많은 컬러 삽화가 수록되어있다. 또한 책은 큰데 가볍다는 것도 굉장한 메리트다.

상뻬를 알게된 것은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작품 자체의 동화적 느낌과 상뻬의 행복한 그림이 잘 어우러져 유독 뇌리에 박혔었다. 이후 이런 저런 작가의 작품이나 사이트에서 문득문득 보긴 했어도 그의 작품은 본 적이 없었는데, 자전적 내용을 담은 『상뻬의 어린 시절』이 나와서 즐거운 마음에 보게 됐다.

약 백쪽 가량은 전 『텔레라마』 편집장 겸 대표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의 인터뷰고, 나머지는 삽화들이다. 양영란 번역가가 구어체로 솜씨좋게 옮겨서 마치 둘의 대화를 목전에서 구경하는 듯이 생생하다. 인터뷰는 상뻬의 젖먹이 시절부터 시작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겁니다!’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겁니다!’라는 말은 상뻬가 습관처럼 중얼거리면서도 정말 고치고 싫어하는 말버릇이다. 세계 최고 대가의 이런 콤플렉스라니 너무 인간적이다. 하지만 인터뷰보다는 제목이 붙지 않은 수많은 삽화를 보며 더 많은 시간을 뺏긴 것이 사실이다. 아이보다 더 아이같은 상뻬의 그림은, 잊고 있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좀 달자면, 프랑스는 인문학의 선두주자답게 창작자에 대한 예우와 다양한 컨텐츠를 결합시켜 상품화한다. 인문학은 본래 굉장히 실용적인 것이다. 실용성의 증거는, 바로 인문학이 아직까지 사장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핸드폰만 해도 몇 년 만 지나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데 말이다. 우리나라는 이제야 ‘인문학적 소양’이니 뭐니 요란을 떨지만, 우리가 고전적 인문학 강국들을 뛰어넘으려면, 적어도 따라잡기라도 하려면 뭔가 다른 국가적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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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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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최고 지성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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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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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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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달인 109
카리야 테츠 글, 하나사키 아키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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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는 워낙 전문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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