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가 된 부처 - 상사는 거지 같고, 전 애인이 괴롭혀도 부처처럼 걸어라
로드로 린즐러 지음, 김동찬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근대화, 도시화의 극단을 말하는 뉴요커와 부처가 만났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사뭇 기대되는 책이었다.

저자는 불교의 여러 종파 중에서도 선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우리는 이미 완전하다. 우리는 이미 부처다. 그리고 우리 안에 혼란에서부터 나오는 행위들을 멈춰야 한다.” 이게 선종의 기본교리다. 이 책은 6주 만에 쓰였다. 그리고 그 시작은 불교 상담 컬럼인 “싯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였다. “싯다르타가 오늘날 영적이 수행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과 상담, 토론, 논쟁하며 얻은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일단 간단히 음주에 대해 저자가 어떻게 바라보는지 봐보자. 저자는 “음주 습관에 대해 묵상을 해보았고, 명상을 계속한 결과 중도의 해결책을 찾”았다고 한다. “술을 마실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더 이상 스스로 깨어 있지 못하거나 현재 주위 상황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멈춰야 한다.” 감이 오지 않는가? 몇몇 극단적인 종교, 철학 학파를 제외하면 공통으로 추구하는 ‘중용’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는 “알짜배기 사람들로부터 나온 알짜배기 질문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저자의 답변은 “명상, 경전 공부,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이지만”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답은 언제나 각자의 것이 정답이다.” 이 책을 한번 정독한 후에는 마음에 드는 질문을 골라 스스로 답을 찾는 시간(명상)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다.

1장 “부처처럼 깨어 있으라”에서는 명상의 목적이 무엇인지,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대표 질문은 아래와 같다.

“왜 명상을 하죠? 명상이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거 아닌가요?”

“행복과 명상은 관련이 있나요?”

그리고 2, 3, 4, 5장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도시에서의 삶을 파격적인 질문들과 함께 성찰해본다.

“부처의 계율대로 살고 싶긴 한데 술도 좀 마시고 싶은데요?”, “흡연이 불교의 가르침과 어긋나는 일일까요?”, “불교도는 간지나게 옷 입으면 안 되나요?”라는 엉뚱하면서도 현실적인 질문, “마약 좀 하면 안 되나요?” 같은 미국식 질문도 있다. “솔로가 된지 오래라 외롭네요. 원나잇 하고 싶습니다.”라는 질문도 있다. 저자의 대답은 이런 식이다. ““외로움은 내 몸 어디에 있을까?” 잠시 이런 생각을 하다가, “모양이 있나? 색깔은? 어디에 이 감정이 존재하는 걸까?” 이렇게 스스로 물어보다가 “이 감정은 어디서 왔을까?”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을 찾아보고 그것이 얼마나 단단한지 실체인지 살펴본다. 마지막에는 정신을 편안하게 함으로써 그 순간에 숨을 돌려라. 할 수 있다면 호흡을 진전시켜서 샤마타 명상을 해보아라.” 대충 감이 오지 않는가. 이 책이나 명상이나 불교의 목적은 하나다. To know yourself. 그러므로 이 책은 역설적으로 읽히지 않아야 한다. ‘나’의 답이 아닌 저자의 답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게이 얘기, 스트립쇼 얘기, 양다리 얘기, 낙태 얘기, 결혼 얘기, 자본주의 얘기, ‘옳음’에 대한 얘기, 진로 선택 얘기, 직장 내 트러블 얘기, ‘깡패 상사’ 얘기 등 다양한 가까운 질문들이 다뤄진다. “‘한’ 불교도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 정도로 생각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쭉 읽고, 다시 한 번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명상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이 책에 대한 좋은 독서법이 될 것 같다.

불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책은 그리 많지 않지만 나올 때마다 큰 반향을 낳곤 했다. 달라이 라마의 책이 그러했고, 우리나라만 해도 법정 스님을 비롯해 몇몇 스님들이 대박 베스트셀러를 낳았었다. 이 책은 그 내용과 정서상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선 약간 인지도가 떨어질지 모르지만 일독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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