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한 그림속에 포근함과 사랑이 듬뿍 담겨져 있어 보는 내내 가슴 한켠이 물결처럼 출렁인다.책 한권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속의 과거를 여행하고 온것같은 느낌을 주는 마법같은 신기한 책!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런 고자동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김순임 할머니가 너무 부럽게만 느껴진다.'오줌은 두 칸, 똥은 세 칸'... '그럼 닦을 때 뚫린다고' 이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뻥튀기 튀기듯 빵~ 터졌다. 아내, 손주, 셋방처녀...고자동 할아버지는 주위 모든 이에게 따스한 정을 베푸는 멋진 남자다. 특히 아내의 소소한 일상을 늘 사랑과 애정으로 감싸주는 모습에 마치 독자인 내가 사랑을 받는 듯해 마음이 뭉클하고 포근해진다. 제삿상에 오르는 사탕 옥춘당 하나에도 서로의 달콤한 애정이 담겨있다.남편이자 절친인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할머니가 말을 잃고 치매까지 걸리는 상황에서도 동그란 모양을 잊지 않고 그린것은 아마도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던 옥춘당일 것이다. 할머니가 옥춘당을 잊지 못하는건 옥춘당의 사탕맛이 아니라 옥춘당의 동그란 모양 안에 서로의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어서가 아닐까.이 책은 흑백의 스케치에 간간히 색을 곁들여 아득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바람돌이, 봉숭아 물들이기, 옥춘당의 등장으로 과거를 회상하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께 한다. 과거의 소소한 일상이 글과 그림으로 잘 어우러져 마치 옥충당이 입안가득 향기를 퍼뜨리며 녹듯이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속에 따듯한 사랑의 향기로 퍼지며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