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린 나이에 외로움이란 단어를 어쩔 수 없이 알게 된 호정. 그리고 그 때의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겨울 호수의 물처럼 꽁꽁 얼어붙은 채 성장한 호정. 이런 호정의 마음이 녹을 수 있게 만들어 준 은기. '호쉬의 일'은 두 청소년이 풀어내는 마음이 따듯해지는 풋풋한 사랑의 성장소설이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손만 꼭 잡아도 설레고 두근거리고 서로의 마음을 느끼는 눈처럼 순수하고 맑은 사랑이 전해진다. 특히 청소년들의 학교 일상을 묘사하며 친구 간의 갈등과 가정 폭력이란 주제를 가미시켜 어두운 소재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사회적 문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고민해 보게 만든다. 이 두 주인공은 모두 유년시절이 너무 안쓰렵기만 하다. 본인들이 원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은 상황속에서 홀로 감당해야만 했던 너무나 큰 고통과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온 두 주인공에게 잘 버텨왔다고,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고, 당당해 지라고 보듬어주고 싶다. 특히 은기의 상황을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바라봐 준다면 이 아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맴돈다. 호정은 은기와의 이별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고 너무 아파하지만 이러한 아쉬운 성장통이 있었기에 호정의 얼어붙은 마음이 녹으며 봄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봄이 찾아와 호정의 마음도 요란하지 않은 잔잔한 호수의 물결처럼 잘 치유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해 준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쓸쓸하게 얼어붙은 마음이 사르르 녹아 소통의 마음에 스며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