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의 시네마 레터
이동진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을 봅니다. 그렇게 보고싶은 것만을 보며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에서 안도감을 느끼려 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익숙함은 죄악이기까지 합니다. 익숙한 눈길과 손길은 종종 익숙하지 않은 삶의 진정성을 불편하다는 이유로 내치고 현실에 안주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악덕을 쌓아가는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이지요.

[시네미 레터]는 제게 익숙해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그것은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제 자신을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아직은 내가 살아 있다고 끝없이 외쳐대는 함성이기도 했습니다. 직업적으로 많은 영화를 보아나가면서 관성으로만 글을 써 나가거나, 익숙한 비평공식대로 영화에 기계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지 않았습니다.깨어 있는 눈과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려 할 때, 세상에 '나쁜 영화'는 없었습니다.모든 영화는 저마다의 그릇으로 제게 가르침을 쏟아부었습니다....(p.253 작가의 말 중)'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인 저자가 조선일보에 실린 글들을 기초로 새롭게 다시 쓴다는 마음으로 묶어낸 이 책은 작가의 끝을 알 수 없는 해박한 인문학적지식을 바탕으로하여 유려한 문체로 막힘없이 써 내려간 글들로 가득 차 있다.

1장: 죽음조차 소유할 수 없을 만큼 연약한
2장: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3장:고전을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
4장:아름다움의 기준까지 바꿔버리는 힘의 논리
5장:영혼의 흔들림, 구원의 가능성

이상의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 장마다 7 ~ 10편 정도의 다양한 영화에 대하여 글을 써 놓았다. 그 영화를 보았건 보지 않았건 상관없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데는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이 책을 읽은지가 꽤 됐는데 요즘에도 가끔씩 아무페이지나 펴고 읽어도 새로운 재미가 있어서 좋다. 아무데서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면도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말하고나니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스넥처럼 실속이 없는 책은 아닌지 의심스러워 하시는 분들은 오해마시라! 너무 배가 불러 금새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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