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의 아이디어 - 창의성을 깨우는 열두 잔의 대화
김하나 지음 / 씨네21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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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하나의 태도이다.


창의성이 위대하고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 사실은 누구나 갖고 있는 어떤 씨앗이라는 것을 이 책의 저자는 여러 번 강조한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저 말이 가장 와서 박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저 말 자체도 역시 대단한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작은 아이디어에 감탄과 찬사를 마구 던지며 그 아이디어들이 얼마나 가치로운지 목청 높여 외치는 작가의 태도 바로 그 태도 덕분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분식직 사장님, 자동차 외판원, 플립턴을 시도한 누구, 크라우치스타트를 시도한 아무개등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아낌없이 같은 태도로 찬탄의 목소리를 내주니 왠지 내가 내는 별것 아닌 아이디어 역시 꽤 괜찮은게 아닐까?라는 근자감을 갖게 해주는 느낌적 느낌?ㅋㅋ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창의성은 태도의 문제다>라는 말을 두고 뭐야 나도 할 수 있는 말을....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이 태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냉소적인 이 태도를 새해에는 우선 좀 고쳐봐야겠다.


+아 그리고 내가 애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사랑해마지않는 알리, 위대한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ㅠㅠ 여기서 알리가 얼마나 아이디어로 가득한 사람이었는지 킨샤샤의 기적 이야기를 하며 알리의 천재성과 위대함에 경탄하는 데... 뭐지...내가 알리를 키운것도 아닌데 괜히 뿌듯해지는 이 마음은...다 비켜 내가 이 구역의 알리빠다....세상의(우리나라의) 어리석은 편견 중 하나가 스포츠지능을 무시하는 시선이다. 획일적으로 학업경쟁을 시키다보니 상대적으로 체육계와 예체능계를 무시하는 이런 잣대는 창의성이라는 거대한 말로 사람들의 빛나는 아이디어를 갉아먹고 억누르는 바로 그 잣대와 같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적 태도. 작은 것의 가치를 볼 줄 아는 여유. 두시간여만에 술술 읽히는 쉬운 책이지만 정말 간만에 마음에 드는 책이다. 아 간만은 아니구나. 얼마전 '밤이 선생이다'가 있었지 참...세상엔 좋은 책이 와이리 많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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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특급 열차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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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칠레에서 태어났고, 피노체트(아직도 이 새끼 편안하게 죽은거 생각하면 괜히 울컥 짜증이..)에게 쫓겨다녔던 작가의 파타고니아 찬가이다.(몰스킨 찬가이기도함.) 

이것은 소설인듯 기행문인듯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노트들을 묶은 것이다. 

첫번째 '그 어느 곳도 아닌 곳을 향한 노트'는 정치범으로 감옥에 수감되었던 끔찍했던 기억을 웃을수 없는 유머와 함께 담담하게 풀어내고 두번째 '가는 길의 노트'는 출감 후 망명자 신세로 칠레의 주변국을 전전하던 이야기를, 세번째 '돌아오는 길의 노트'는 자유인이 되어 파타고니아여행을 다니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네번째 도착노트는 첫번째 노트에서 나온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는 이야기이다. 스페인의 프랑코정권을 피해 칠레로 온 아나키스트 할아버지, 그러나 손자는 다시 칠레의 독재정부를 피해 떠돌다 스페인으로 간다. 이 책에는 작가의 할아버지나 작가처럼 꼭 정치적인 사건에 연루되어 옥살이를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름만 바뀌고 수없이 지속되고 있는 군부의 파쇼들에게 당하고 사는 사람들의 생활에 녹아있는 투쟁정신 그리고 그 와중에도 그들이 즐기고 있는 낭만과 여유가 있다.


남미문학은 많이 봐서는 안된다. 쉽게 가지도 못할 곳에 대한 짝사랑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가보지도 않은 곳을 그리워하게 만들고 포기하고 살아가는 것들의 가치를 너무 확대해서 보여주어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기 때문에. 쳇. 

 

닥치는 불행은 이겨내야 하는 법이다. 나에게는 시간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있었다. 나는 파나마로 가기로 했다. 산토스와 카날 사이는 육로로 대략 4천 킬로미터의 거리였다. 하지만 그 정도는 길을 만들고자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별로 멀게 느껴지지 않는 거리이다.

나에게 어떤 긍지가 남아있다면 그것은 내가 그곳의 인간 백정들을 잊지 않을 것이며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잊지 않고 산다는 사실이다

시계는 연체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며, 기름을 소모하는 자동차처럼 시간을 사용하며 움직인다.

이 땅에서 우리는 행복한 존재가 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어. 하지만 우리 중의 누구도 거짓말을 속임수와 혼동하지는 않아.

여기서 하나 남아도는게 있다면, 그건 시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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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 4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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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공포체험. 멀쩡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타인에 대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심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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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 어페어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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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가 푸익빠돌인데, 이걸 읽고 너무 감동받아서 (이 소설의 구성이 좀 특이함) 푸익st로 영화 한 편 찍었는데 `부에노스아이레스 어페어`란 제목을 꼭 차용하고 싶어했다구....근데 찍어놓고 보니까 제목을 그렇게붙일 수 가 없는거라..ㅋㅋㅋㅋㅋㅋ그래서 울면서 `해피투게더`로 제목을 붙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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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타 2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박형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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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유머가 뭔지 아는 사람이다. 최고다.

 

"왜, 제 시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어떤 것들을 읽어보셨죠?"

"결코 읽어본 일이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시죠?"

"왜 안됩니까? 저는 다른 시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당신의 시가 더 나으리라는 기적은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읽어볼 용의는 있습니다. 당신의 시는 좋습니까?"

"굉장합니다"

"더는 시를 쓰지 마십시오!" 방문객이 애원하듯 말했다.

"약속하겠습니다" 이반이 엄숙하게 말했다.



"2급 선도라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신선한 것에는 한 단계밖에 있을 수 없습니다. 1급 선도, 그것이 마지막이오. 당신의 철갑상어가 2급 선도였다면 그건 신선하지 못했음을 뜻합니다."

"죄송합니다."

바텐더는 이 강력한 비판을 빠져나갈 방도를 찾지 못하고 어쩔 줄을 몰라 입을 뗐다.

"아니오,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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