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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2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2
김형석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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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의 행복론2


 별일 없는 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런 날들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크고 작은 고민들을 맞닥뜨렸다. 복잡한 마음에 책장 앞에서 책등을 바라보았다. 그때 김형석 교수님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대개의 고민은 시간이 지나면 별것 아닌 일이 되거나 나이가 먹으면 으레 해결되기 마련이다. 내가 지금 하는 고민도 그럴 것이라 믿고 싶었다.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릴 수 없으니 책에서 지혜를 구하고자 했던 것 같다. 궁금했다 진짜로 시간이 지나 더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조금 나아지는지. 


 역시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았던 인생스포를 당했다. 나이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 인생을 대하는 태도, 성실한 일상, 사랑과 지혜, 긍정적인 마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 등등 어려운 일 투성이다. 


 그래도 한결 마음이 좋아졌다. 배움에 힘쓰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성실하게 살면 보통 이상은 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나는 아직 교수님처럼 '나'를 넘어 '모두'의 행복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부지런히 사랑하고 행복해져서 미래엔 행복에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을 받기만 하는 사람도 없고 주기만 하는 이도 없다. 주고받는 데 다소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사귐이 그러하듯이 사랑도 주면서 받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적 삶인 것이다. 완전히 고립된 삶이라면 사랑은 머물 곳이 좁아진다. - P70

인생의 길을 같이 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악의 조건을 멀리하면서 진실과 선을 찾아 전진하는 일이다. - P106

우리 모두가 교만을 버리고 성실하게,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미래에 도전하는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노력을 더해가야 한다. - P173

같은 국가고시를 보더라도 결국 사회에 업적을 남기고 역사적인 책임을 감당하는 사람들은 꿈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젋어서가 좋고, 그렇지 않으면 중년 넘어서라도 꿈을 갖는 것이 좋다. - P177

청춘들의 대화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교양이 있고 품위를 갖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지적으로 빈곤함이 없어야 하겠다.
말하자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며, 생각하면서 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
대화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감정이 세련되고 아름다워져야 한다. 우리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화가 있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감정이다. - P190

양심은 오히려 마음과 정신에 고통과 어려움을 줌으로써 생활을 보다 더 높은 위치로 끌어올린다. 그러므로 때로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오히려 마음의 평안을 누리기도 한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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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푸가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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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푸가- 김진영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일기라고 적힌 이별의 푸가.  2017년 [현대시학]에 일부 연재했던 원고라 한다. 86개의 짧은글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이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별에 대해 이렇게 많이 쓸 수 있다니 이별의 말엔 끝이 없을 것 같다던 소설가 김연수의 추천사가 머릿속에 맴돈다.
 첫 번째 산문집인 <아침의 피아노>를 먹먹하게 읽어서 이번책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침의 피아노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더 듬뿍 담겼다면 이 책은 이별의 아픔과 그 때의 마음에 대한 글이 담겨있다. 이별로 인한 수 많은 감정들을 글로 표현했는데 하나의 이별에서 이 많은 감정을 느낀 건지 아니면 수 많은 이별을 겪은건지 궁금해진다.

 

 

 우리는 결국 사랑을 마지막까지 지키지 못했다는 패배감. 물론 수많은 장애가 있었으나 우리의 이별은 결국 우리 모두가사랑을 마지막까지 이어갈 용기가 없었다는 무능력에 대한 증거일 뿐.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없다. 우리가 포기했을 뿐. 그 사실을 나는 숨길 수 없다. 나는 열패감에 빠진다. 26p

 

 후회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 사랑의 시간 안에서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 또는 그의 마음을 다치게 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 그러나 또 하나의 후회가 있다. 그건 헤어진 뒤의 후회다. 28p.

 

 

산다는 건 시간 속을 지나간다는 것이다. 시간 속을 지나간다는 건, 매 순간 우리가 우리를 떠난다는 것. 우리 자신을 지나간다는 것이다. 매 순간 존재하는 단 한 번의 우리와 매 순간 이별하면서 매 순간 다음 순간의 우리로 달라진다는 것, 그것이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 그것은 매 순간 우리 자신과 이별한다는 것이다.  139p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별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내가 겪었던 이별도 생각 해 보고, 주변사람들의 이별도 생각해 봤는데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별은 과정이 아닐까. 사전에서는 서로 갈리어 떨어짐. 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이 정의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것 같다. 슬퍼하고, 억울해하고, 답답하고, 화나다가도 허전해하고, 후련하고, 기뻐하고, 다시 생각하며 추억하고, 몰래 지켜보고, 모른 채 하고, 잊었다 말하고 이 외의 수 많은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이별하는 게 아닐까 싶다.

 

  '호기심'이라는 꼭지에서 이별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랑이 다 지나간 뒤의 이별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이 다 이뤄지기 전에 찾아드는 이별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전자의 이별이 있을 수 있는지 묻는다. 누군가는 우리는 웃으며 헤어졌어요. 미련없이 서로 사랑했으니까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으나 오랜 뒤에 그를 마음껏 사랑하지 못했었다는걸 깨닫게 될 것 이라 했다.

 

 

  당시엔 슬퍼하지 않고 쿨하게 헤어지고 힘들어 하지 않는 내 자신이 그렇게 대견했다. ' 난 이별을 해도 이렇게 멀쩡하다고! 해야할 일도 척척 잘 하고 잘 살아!' 라며 누구보다 바쁘고 즐겁게 살았지만 어느순간 찾아오는 헛헛함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왜 내가 이별하고도 괜찮았는지 깨달았다. 나는 사랑을 할 줄 모른다.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 줄 모르는 사람이라 떠나도 괜찮았던 거였다. 이제 알겠다. 맘껏 사랑하고 이별에 아파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별을 겪고 난 뒤에 사람이 얼마나 더 단단해 지는지를. 20대에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다.

 

  이별에 아파하고 있거나 이별이 대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여기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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