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의 세계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주역 공부 ㅣ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10월

주역을 과학화 하는데에 평생을 노력했다는 작가의 이력이 말해주듯

그리고 제목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이 말해 주듯

난해하고 어려운 책으로만 알려져 있는 주역을 비교적 쉽게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책이다

주역을 쉽게 풀어쓴 여러 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이책은 인문적 배경을 환기 시키면서 시작하고 있어서 접근성이 용이하다

먼저 주역이라는 책이 왜 쓰여졌는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으로 책은 시작한다

한마디로 우주 만물의 원리를 밝히기 위한 책이다

과학이 발전하지 못했던 시대에 주변에 일어나는 과학적 현상만을 가지고

그 당시 최고의 지적 수준에서 현상들이 발현하는 원리를 밝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끝에 생겨난 책

범주로 우주를 설명하기 위한 책 이라는 것이다

문장은 쉽고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한다

각 장별로 무턱대고 주역을 설명하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설명을 일단 하고 나서 본론에 들어가므로

각 장을 이어나가면서도 부담없이 집중 할 수가 있다

머릿말에는 이책을 통해 주역이 무엇인지 확연히 알게 될 것이라는 작가의 단언이 있었지만

이 방대한 책을 쉽게 한번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것에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계기로 더 많이 여러번 공부 한다면 주역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은 영원하기에 우리도 이 기운과 합일하여 영원한 존재가 되어야한다. 이젓이 주역에서 배울 제1의 덕목인 것이다.

작가는 주역을 통해 아니 마음이 가진 하늘의 기운을 통해 영원한 존재가 되기를 이 책의 지향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커다란 사상서를 작게 오므려주어

쉽게 볼 수 있게 해준 점이 감사하다

미술마을인문여행

미술마을 인문여행 - 미술, 마을을 꽃피우다 ㅣ 공공미술 산책 2
임종업 지음, 박홍순 사진 / 소동 / 2015년 9월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러 마을에 스며든 미술에 관한 이야기

덕지덕지 달라붙은 산턱의 마을

마을은 미술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아마 마른 일상이 찌들어 있는 고단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체 감흥없이 시간을 견뎠을 것이다

하지만 부산감천마을의 모습은 더덕더덕 붙은 일상의 모습을 새로운 분위기로 바꾸어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마당이 따로 없으니 집안 일이 잡밖에서 이루어지고

내 일 네 일의 경계가 사라진다 골목길에서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도 주고 받으며 모든 일이 골목에서 일어난다"

흡사 골목을 묘사한 싯구 처럼 들린다

풍부한 사진에 곁들어진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이 한번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화순 성안마을의 모습은

작품 하나하나를 정성들여 만든 분위기가 보인다

사람사는 냄새가 풍기는 분위기

벽에 그려진 그림과 더불어 한 편의 시들이 어우러져

깊이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구름시장 벽면의 구름은 한 편의 장엄한 명화 못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

영천의 별별 미술마을은 이름에서 보여지듯

별처럼 총총한 분위기 작품들이 보인다

평범하지 않은 작품들로 채워진 마을은

신비스런 분위기까지 풍기기도 한다

하지만 미술이 들어와 분위기는 살아났다고 하지만

20년뒤를 생각하면 시골마을은 끔찍하다는

권효락씨의 말은 미술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

영월의 아트미로 이야기는 단종의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슬픔을 간직한 땅

아트미로의 기발함과 신선함이라면

슬픔을 느끼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예술적 흥취를 느껴볼만한 것이다

서귀포의 올레길은

누구나 알법한 이중섭 미술관을 시작으로 한다

유토피아

이중섭이 피난을 와 버티며 살았을 제주도의 모습을 그려보며

이중섭이 남기고간 유산이 산재한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이제 다시 제주도에 가게 되면

관광이 아닌 미술여행 주제를 세워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각 마을에 세워진

미술프로젝트는

그 마을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을 넘어서

다시 그지역의 역사에 대해

그 지역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책은 풍부한 사진을 제공한다

사진의 느낌들이 좋다

상세한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이 책하나만들고 여행을 다닌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가서

직접 부딪혀 보면 무슨 느낌일까

궁금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전적으로 작가의 서두에 있는

미술문화 프로젝트가

문화새마을 운동이다

라는 소개에는

반대한다

새마을 운동이 우리 농촌마을에 활기는

불어 넣었을 지언정

농촌마을의 삶속에 근원적 활기는 불어넣지 못했음이

2,30년이 지난 지금

농촌의 현실을 보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미술문화프로젝트는 피상적 운동인

새마을 운동이 아니라

모든이들에게 선거권을 가지게 해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준

6월 항쟁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좋지 않을까?

그런 선언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미술이 일상에 들어와

어떤 의미로 주민들에게 다가오는 것인지

궁금함을 느끼며 바라보았다

화암리 편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다

화암리가 모색하는 마을상이 단기간에 획기적 결과물로 나타날 순 없을 터다. 다만 마을로서는 평범함의 소중함을 잃지 않기를, 방문객은 그 속에서 평범함의 자치를 재발견하고 자신 내면을 응시하면서 미래를 가늠하는 장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을 그야말로 종합 정리해 주는 구절이다

우리가 미술을 마을꾸미기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것도

아니되겠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커다란 변화를 주는 것이어도

아니될 일이겠다

그 장소

장소가 가진 의미

그것이면 족할 것 같다

일견 미술마을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낼것 같은 책이

소소하게

생각꺼리를 제공하고 있어

의미있는 책이다

법치의 진보

사형제 부활이냐 형벌제도 폐지냐
루크 훌스만 지음 / 사람소리 / 2009년 3월

사형제 부활이냐 형벌제도 폐지냐

법학공부를 부전공으로 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장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형벌제도를 없애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형벌이 없어지면 이 세상이 범죄가 만연한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형벌이 완벽하게 없어져본 세상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상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인식되어지므로 형벌이 없어지면 당연히 범죄세상이 될 거라고 묵인하고 만다.

루크 홀스만의 기본적인 생각은 형벌제도를 통해 범죄가 구성되고 형벌제도를 통해 범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진보적인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법학 분야의 새로운 진보의 발언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현실을 되짚어 보면 철저하게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구도를 지켜나가는 사법구조 안에서 제대로 된 법치의 실현이 가능할까에 대한 물음은 다분히 부정적인 대답을 가져다 준다. 무권유죄 유권무죄가 되는 세상, 폭력배들을 동원해 아들의 보복을 돕는 재벌총수가 감옥에 들어가 며 칠 만에 다시 나오는 장면이나 수십억의 뇌물을 바친 기업인들은 집행유예로 사실상의 면죄부를 (언제나) 부여받는 장면은 우리 국민들에게 이미 충분히 법치의 정의가 상실된 나라라는 것을 공표하고도 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물결이 일어야 한다면, 실질적인 법의 정의의 실현을 위해 많은 것이 변해야 한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들도 충분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분적으로 보이는 문법적 오류나 매끄럽지 않은 표현들이 눈에 띄이기도 하지만 내용이 신선하고 파격적이어서 묻히고 만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어느 수업에서 연쇄살인범에 대한 무조건 사형이 옳은 것인가에 대하여 토론을 했던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조건적 살인범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형이 국가의 정당방위 국민의 정당방위라는 데에 동의를 하며 죽어있는 사형제도가 다시 숨을 쉬고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 그 거센 틈바구니에서 우리 사회가 지어야할 책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그 사람이 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내몬 사회의 책임은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주장했던 기억이 난다. 난 그저 그 사람을 사형이 아닌 무기 또는 교화의 방법을 택하고자 했다. 나의 주장이 이미 그 상황에서는 상당히 진보적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런 것들도 필요 없는 것이었음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진정한 진보란 현재의 틀을 과감하게 부수는 것이다. 이 책의 주장을 바탕으로 건강한 형벌제도가 새로이 생겨나고 때론 부당한 제도가 순식간에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아름다운 청춘

잘 지내나요, 청춘 - Soulmate in Tokyo
마이큐.목영교.장은석 지음 / 나무수 / 2009년 4월

잘지내나요 청춘

스무 살에서 서른 살 사이, 폭풍우처럼 시간은 다가왔고 아름답지만 역동적이었고 공격적이었지만 상처투성이였던 종잡을 수 없던 시절은 쓸쓸하게 지나갔다. 그 때가 쓸쓸했기 때문에 쓸쓸했다고 하지 않는다. 지나갔음이 쓸쓸해서 쓸쓸하다고 말 한다. 아름다운 청춘이 흘러간다. 세 청년들이 같은 마음으로 같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 감각은 세련되었으며 마음은 여리고 세상은 아직 그들에게 깊은 오염을 주지 않았다. 시간은 지나가지만 아직 정형화된 사람이 되기에 그들은 아름답고 순수하며 예술의 힘을 빌려 진정성을 담고 살아가고 있다. 청춘이란 마음아픔이다. 무엇을 해도 상처로 남는다. 이별이란 말할 것도 없고 지나가는 바람에 몸이 쓸려도 마음이 아프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폭력덩어리는 그들에게 온통 상처의 도가니다. 상처뿐인 세상이 청춘의 정의다.

일본의 거리가 사진 속으로 들어온다. 감각적인 순간들, 일본은 더 이상 화려하거나 우리에게 역사적 부채를 남겼다거나 하는 객관화된 실체가 아니다. 일본은 청춘이 덮고 지내는 이불과 같은 소모품일 뿐이다. 배경으로의 일본은 아름답다. 일본 소설이, 일본 영화가 보여주는 무료함의 흔적들이 있다. 그 무료함을 배경으로 청춘이 숨을 쉬고 눈을 뜬다. 자유로운 젊은이의 일상이 묻어 있다. 무엇인가에 얽매이지 않아서 일본의 모습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바쁜 거리가 아닌 사유하기 위한 거리가 있고 소유하기 위한 만남이 아닌 마음을 나누기 위한 만남들이 있다. 그 한적한 삶속으로 들어가 보는 기쁨이 있다. 나의 무료했던 청춘들, 사람들은 이런 저런 잣대를 들이대며 제단하고 평가하려 했던 시절들, 그러나 알고 보면 내가 느낀 것들이 전부일 뿐, 누가 정의해준 것들은 다 쓸데없는 것들이었다. 책 속에서 점잖게 말하는 철학자들조차 청춘에 대해선 쓸모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만큼 청춘은 독창적인 것!

사진을 보는 감동도 지난 청춘의 시절을 더듬는 감동도 젊은 시절의 무료함을 복기하는 감동에는 미치지 못한다. 늦은 오후까지 늘어진 몸을 침대에 두고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진한 무료함, 무료함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던 때, 아픈 사랑이 그저 아프고만 말던 때, 사랑이 그저 사랑일 수 있었던 때, 청춘은 아름답고 소중하지만 너무 빨리 지나간다. 너무 빠르다는 것을 알아버릴 즈음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그 때가 준 자유의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아름다운 책에 한참을 취해 있었다.

헨리에타

헨리에타
마틴 클루거 지음, 장혜경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9년 3월

헨리에타

여성의 사회참여 내지는 여성의 지위향상이 지금처럼 적정하게 이루어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도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헨리에타라는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보는 여자의 삶이 펼쳐진다. 헨리에타의 어머니가 헨리에타를 낳다 죽는 것은 그녀를 중심으로 한 시대적 구분을 의미한다. 구시대적 악습들이 끊어졌어야할 상황에 그녀의 어머니의 죽음은 시대적 암흑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작용을 한다. 암울하고 힘든 시기에 의사가 되고자 노력하는 한 여인의 모습은 애처롭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게 하기도 한다. 그녀의 남루한 외모는 더욱 그녀의 존재를 낮은 곳으로 끌어내리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모습은 더욱 강인하게 다가온다. 앞으로 그녀가 개척할 인생의 목표가 더욱 강해져 감을 의미한다.

그녀가 대적하여 싸우는 것은 사회적 금기와 사회적 편견 사회적 불평등이다. 아직 현대적 문화가 태동하기 이전의 시대 사회는 근대적 사고방식이 팽배해 있고 사회는 어수선하고 변화는 큼지막하게 다가올 것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 그녀는 그녀 자신을 결코 사회의 억눌린 구조 안에 담아두려 하지 않는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나아가려고만 한다. 때론 억척스럽게 밀어붙이기만 하는 그녀의 모습 속에서 강인한 그녀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녀의 엄마가 그녀를 낳다 죽었지만 그녀는 안나라는 아이를 낳고 자신의 모습을 그 아이에게 오버랩한 듯 억척스럽게 안나를 성장시킨다. 그녀의 또 다른 자아인 안나를 통해 그녀는 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의지의 모습이 보이는 소설이다. 시대적 배경을 뛰어 넘으려는 한 여인의 강인한 의지가 곳곳에 묻어난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얻고자 하는 사람이 쟁취한 것이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는 듯하다. 한 사람이 가진 생의 무게는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격변의 시기 유럽의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는 소설이다.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삶의 방향이란 어떠한 이들과 함께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언제나 잠재적으로 헨리에타의 전진을 방해하는 돌아가신 엄마와 율리아가 보여주는 이율배반적 진보의 정신들 그녀를 둘러싼 의학계의 사람들 모두 그녀에게 일정정도의 영향을 끼치지만 결국 열쇠는 그녀에게 달려있다는 것.   한 여인의 삶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