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철학이 보수적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대개 언어적 문제일 뿐이다. 어떤 오래된 문제에 대해 확실한 지식에 도달하는 방법이 발견되면, 새로운 지식은 ‘과학’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철학’의 영역에서 벗어난다.

후대 과학자들에게 철학자들이 아니었다면 떠올리지 못했을 가설을 제공했다. 우리는 이론적인 측면에서 철학이 부분적으로는 과학이 아직 검증할 수 없는 일반 가설을 만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가설이 검증되어 사실이 되면 이제는 과학의 일부가 되고 ‘철학’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철학의 유용성은 우리가 정해진 시간 내에 과학으로 확인되거나 반박되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추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과학이 밝혀낸 것에 너무 감명을 받아 과학이 밝혀내지 못한 것을 잊어버린다. 또 다른 사람들은 과학이 밝혀낸 것보다 밝혀내지 못한 것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아서 과학이 이뤄낸 성과를 과소평가한다.

과학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만과 확신에 차서 과학 연구에 필요한 명확성이 결여된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이들을 비난한다. 그들은 실용적인 문제에서 기술이 지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최신 기술로 서로를 죽이는 것이 낡은 방법으로 서로를 살리는 것보다 더 ‘진보적’이고 더 낫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과학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고대의 해로운 미신으로 되돌아가며, 과학 기술이 널리 사용된다면 인간 행복이 증진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 두 가지 태도 모두 개탄스럽다. 과학 지식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올바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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