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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하는 것.. 아무렇지 않게 함께.. 그게 힐링이지..
그제야 할머니도 국을 떠서 입에 넣었다. "맛있네." 할머니는 그렇게 말하고 웃었는데 진분홍빛 립스틱을 칠한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드라이를 했는지 짧은 머리카락에 볼륨이 살아 있었다. 할머니가 내게 잘 보이려고 신경을 썼다는 것이 느껴져서 놀라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박대의 살을 발라내어 할머니의 밥 위에 올려놓았다. 반건조된 살은 쫄깃했고 기름에 튀겨지듯 구워진 껍질도 고소했다. 예의를 차려서 조금씩 먹으려고 했는데 입맛이 돌아서 정신없이 먹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기분좋은 포만감이었을까. 그렇게 먹다보니 할머니와 별로 말도 나누지 못하고 밥 한 공기를 금방 다 먹어버렸다. "밥은 같이 먹어야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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