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박영규의 역사소설로 출판 전 가제본으로 읽게된 '활인'의 상권이다.때는 조선 초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른 직후부터 세종이 즉위한 기간이다. 이야기는 도성 밖 한 마을에 창궐한 역병을 해결하기 위해 의술을 하는 승려 탄선과 그의 여제자 소비, 그리고 시신을 다루는 천민인 오작인 노중례가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탄선 고려 우왕의 태의였지만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이후 정몽주와 함께 몰락하여 스님이 되고 활인원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며 오작인 노중례를 제자로 들인다.노중례개성의 유의였으나 의주 관아로 있던 부친 노상직이 윤철중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하자 가문이 공노비로 몰락하여 오작인으로 살지만 비범한 재능으로 인해 탄선의 제자가 되고 의술을 배워 많은 병자들을 치료한다.소비 정도전의 손녀로 역적으로 몰리며 그녀의 부모는 모두 죽임을 당한다. 다행히 국무당 가이의 양손녀가 되고 어릴 때부터 탄선의 손에 자라며 의술을 배운다. 문종을 치료하고, 대비민씨를 치료하며 양홍달의 경계의 대상이 된다.가이역병으로부터 살아남지만 무당이 된다. 신당에 맡겨진 소비를 양딸로 받아들이지만 소비를 탄선의 손에 자라게 한다. 소비가 정재술 아들의 첩으로 들어가길 바란다.양홍달공민왕 때 한 스승 밑에서 탄선과 함께 의술을 익혔다. 노비 출신 어머니로 천출이지만 고려왕조 몰락 후 이성계의 태의로 발탁되어 사대부 벼슬을 받는 특전을 누린다.오치수와 정재술두 사람은 한통속이 되어 윤철중을 죽이고 노상직을 살인자로 몰아 죽인다.고려왕조의 몰락과 조선 건국, 정몽주와 정도전의 죽음, 왕자의 난, 태종 이방원이 왕권강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는 역사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활인! 사람을 살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종교도 학문도 정치도 모두 사람 살리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부처나 임금이 해야 할 일도 마찬가지였다. p.37그러면 대군께서 정치를 하신다면 활인의 길을 택하겠습니까? 살인의 길을 택하겠습니까? p.147위급한 상황에서 병자들을 치료하면서도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가문을 바로 세우기 위해 증거들을 조금씩 찾아나서는 노중례.그는 마의로 차출되어 시은사로 연경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부친의 원수 오치수의 아들과 정재술을 치료하게 되는데...소비와 노중례는 서로를 마음에 두게 되지만, 두 사람 앞에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하며 상권이 마무리된다. 하권에서 노중례는 과연 부친의 누명을 벗기고 사실을 밝힐 수 있을지, 노중례와 소비의 사랑이 이루어질지 기대된다.정말 재미있어서 단번에 읽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 자신이 소비가 되었다. 이렇게 몰입도가 최상인 책이라니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이 나온다. 과거 조선 시대의 역사를 현대 시대에 비추어 보며 대선을 앞둔 이 시기에 '활인' 출판이 특별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나 또한 사람을 살리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