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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표윤명 지음 / 북웨이브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어릴 때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아동용이라서 자세한 이야기는 나와 있지 않지만 그래도 신들의 이야기라 아주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난다. 이런 신화도 어릴때 읽었던 터라 그저 상상속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제우스며 헤라등 신화속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호기심은 있었지만 그들이 왜 신이고 인간이 무엇인가 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신화를 봐서였을까?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었는데 지금 와서 그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라고 다시금 묻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신들을 다시 만났다. 신화를 각색해 소설로 만든 아틀란티스에는 신들의 이야기와 인간들의 이야기 왜 신이 지상에서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사라진 아틀란티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말이다.
이야기는 신 중 아르테미스가 다스리는 도시 에페소스로부터 시작된다. 에페소스의 영웅 안틸리우스가 바다의 님프 안실리오네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것을 질투하는 아폴론으로 인해 인간 세상에 전쟁이 찾아오게 된다. 이 전쟁을 이끌게 될 또하나의 영웅 아라킬리온. 이 둘이 부딪혀 싸우면서 그들은 전쟁의 참혹한 결과를 보게 되고 왜 이렇게 자신들이 싸워야하는지 그 싸움으로 인해 얻는 것이 무엇인지 신탁으로 벌어진 이 전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신들은 지상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신탁이 내려지는데...
이와 같이 신탁으로 인해 벌어지게 되는 싸움을 통해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되는 아라킬리온은 인간과 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신이 자신들을 만들었지만 인간세계에 이렇게 관여해도 되는 것인지 등을 고민하게 된다. 지금에서야 그러한 고민들이 아주 자연스럽지만 그 당시만해도 그러한 고민들은 신을 배반하는 것으로 여겨졌음 법한 고민들이었다. 이러한 고민을 듣게된 제우스는 이제야 인간 스스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 지상에 있는 모든 신들을 데리고 하늘의 올림포스로 갈 것을 명령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신화소설을 접했지만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고뇌를 느낄 수 있었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모습이 얼마나 인간적인지도 알 수 있었다. 신들의 질투, 분노 등으로 인해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고 그리스인들이 신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인간적이었는지 엿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신은 인간을 만들었지만 그 인간을 모두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며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과연 아이를 놓아주어야할 시기에 적절하게 그 아이를 놓아줄 수 있는지 욕심으로 인해 아이의 미래를 망치지는 않을지 등을 염려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마 이 책에 나오는 신들도 부모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고 말이다. 자식이 독립을 해도 완전히 부모를 떠날 수 없는 것처럼 인간도 신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