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재테크...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 행복한 돈 이야기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5월

은행이자가 예전 같지 않고 로또나 부동산으로 벼락부자가 되는 시대다 보니 너도나도 재테크를 시작한다. 일단 현금이나 자산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펀드나 주식을 통해 자산을 불려가는가 하면 돈을 어느 정도 모은 사람들은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늘려간다. 이러한 상황을 대변이라도 하듯 여기저기서 부자 만들기라던지 펀드, 주식, 부동산에 관한 책이 서점가에 즐비하다. 누군들 부자가 되고 싶지 않겠는가. 기회만 잘 잡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니 남들보다 빨리 자산을 불리려는 생각을 먼저 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나 또한 그다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빨리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한푼이라도 아껴서 저축을 하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펀드나 적금을 들으면 솔깃해진다. 하지만 아직도 펀드나 주식은 무섭지만 말이다.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뭐가 좋은 펀드일까 펀드를 하다 원금을 잃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다음에 해야지 하고 미뤄두게 된다. 물론 남들처럼 빨리 돈을 모으고 싶지만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재테크 서적을 뒤적거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무엇을 해야하는지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의 가계부]로 처음 만났던 제윤경씨의 두 번째 책이라서 그럴까? 왠지 재테크에 대해 다른 견해를 꺼내놓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눈을 부릅뜨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다른 재테크 책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테크와 관련된 사례들부터 시작해서 돈맹이나 금융맹에 대한 설명까지 나무만 보는 그런 재테크가 아니라 숲을 볼 줄 아는 재테크를 가르쳐주는 것 같다. 또한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우려되는 점들을 이 책에 기술해 놓음으로써 우리가 펀드나 주식, 부동산에서 자칫 실수할 수 있고 알고 가야하는 점들을 기술해놓은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펀드나 변액보험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그저 다른 사람들의 말만 믿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가입할 당시 어떠한 질문을 해야하는지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놓아서 좀 더 도움이 되었다.

대부분의 재테크 책을 보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재테크를 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은 대출의 위험성과 대출에 대해 금융소비자로서 잘 알지 못하는 부분들을 기술해 놓아서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 사실 나도 은행이나 금융기관을 방문하게 되면 으레 금융소비자로서의 행동이 아니라 은행원이 잘 알아서 해줄거라 믿으며 믿고 맡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돈 몇푼에도 벌벌 떨며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꼼꼼히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상품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꼼꼼히 따져 한푼이라도 새어나가는 돈을 잡아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지 않은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금융맹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가졌던 돈에 대한 관념을 좀 더 확실하게 정립할 수 있었다. 금융기관을 대할때는 그들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거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일단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물어보고 알때까지 질문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막연히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인생설계를 통해 돈을 관리하고 모으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돈에 있어서 막연한 기대를 갖고 부를 모으려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말이다. 펀드나 주식, 부동산을 하고 있는 사람이든 이제 시작하려는 사람이든 위험요소를 먼저 알고 시작하는 것이 위험요소를 모르고 시작하는 사람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