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날들
로맹 베르나르 지음, 이경혜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서평을 써야하는데 도저히
논리적 객관적 리뷰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뭉클해서
너무나 많은 마음이 교차해서
서평을 대신하여
부족한 글솜씨지만
시도 아닌 에세이도 아닌
떠오르는 내 느낌과 생각대로
지극히 소소하고 지극히 주관적인 독서록 을 적어봅니다

ㆍㆍ
#에메아저씨의사진기
그 사진기가 나에게도 있었다면ㆍㆍ
무심히 세월을 지나쳤던
소홀히 세상을 바라보던
나의 눈은 더욱 반짝거리고
나의 가슴은 두근거리고
나의 걸음은 여유로워지며
나의 표정은 편안해지고
나의 말은 투명해지며
나의 두팔은 넓게 열렸을 것이다

그 사진기
나에게도 물려주신다면ㆍㆍ
다섯살 아기 고양이들이 담긴 바구니를 안고 걸터앉아있던 엄마약국 앞
여섯살 아빠가 물을 뿌려 무지개를 만들어준 아래로 발가벗고 강아지들과 뛰어다니던 우리집 마당
아홉살 할머니 김장과 동치미가 묻혀있는 장독대와 나를 신나게 흔들어준 초록색 그네와 기와지붕에 새벽눈 쌓이던 옛날 이층집
열두살 친구와 해질때까지 깔깔대며 누비던 동네 골목길
열일곱 바람이 좋아 창틀에 앉아 내려다보던 눈부신 교정
스무살 대학생 기분에 마신 술을 집에들어가기 전에 깨려고 찬 밤공기와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서둘러 돌아가던 귀가길
스물셋 눈많이온날 처음 손잡고 걸어서 지나본 터널길
서른넷 내가 낳은 아가를 추울까 포옥 감싸안고 처음으로 들어가던 전셋집 골목 어귀
서른다섯 잠투정하는 아이를 재우려고 유모차 태워 남편과 돌던 여름밤 동네한바퀴

당연한듯 무심한듯 흘려보냈던
지루한듯 힘겨운듯 지나쳤던
그 모든 날들 그 모든 풍경으로 돌아가
한장 한장 다시 사진에 찍고
새롭게 마음에 담아볼 것이다
ㆍㆍ
그 사진들을 보면서
한결같은 풍경들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음을
훌쩍 변해버린 날들이 사실은 한결같았음을
놀라워하며 다행스러워하며

무심한 풍경들도 사실은 나의 모든것을 감싸주고 있었음을
아름다운 풍경들이 때로는 텅빈것처럼 느껴질수도 있음을
감사해하며 아쉬워하며

그 모든 날들을
때로는 눈부시게 때로는 텅비게
그 모든 풍경을
때로는 한결같이 때로는 낯설게 만든것은
결국 그 모든 날들의 나, 그리고
내가 사랑하기도 의지하기도
밀어내기도 잃어버리기도 했던
소중한 당신들 이었음을
새삼스러워하며 애틋해하며ᆢ

꺼내어보며
느끼고 또 느끼고
간직하고 또 간직해 볼 것이다
ㆍㆍ
그리고 또다시 내게 다가올
나의 모든 풍경을
조금더 소중하게
오히려 홀가분하게 마주할 것이다
나의 모든 날들을
조금더 새롭고
오히려 한결같은 마음으로 흘려보낼 것이다
ㆍㆍㆍ
그리고
비로소 깨닫게 될것이다

하루 하루
다 다르지만
하나같이 아름다운

#우리의모든날들
#jouraprèsjour
#dayafterday
ㆍㆍㆍ
ㆍㆍ

ㆍㆍ
ㅡ책 읽어주자 feel 받아서 어릴적 사진들 꺼내보는 딸
ㅡ음악같다며 자꾸만 다시읽어달라했다가ㆍ 달라지는 그림찾기했다가ㆍ그림그리자고 했다가 ㆍ오늘은 텐트에서자자고했다가 폴라로이드 사진기 사달라조르다가ᆢ 평소에는 매우 쿨한 딸의감성 마저도 건드려놓은 #대단한그림책 #아이그림책
ㅡ인생풍경을 돌아보게해주는 #힐링그림책 #어른그림책 #시간여행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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