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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 학교에 가다! ㅣ 난 책읽기가 좋아
로라 오웬 지음, 노은정 옮김, 코키 폴 그림 / 비룡소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아들이 다섯 살 무렵
아이가 다니는ㅣ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뽑혔단다. 뭘로? 책 읽어줄 엄마로 말이다.
이런 세상에 !! 내 목소리 좋은 건 어떻게 아셔서..라고 생각한 건 3초 정도이고
아니 뭘 읽지? 하는 바윗덩어리 같은 고민은 책 읽어주기로 한 날 아침까지 계속되었다.
교양있는 아줌마로 보이려면 과학동화를? 아님 푸근한 할머니처럼 옛날이야기 시리즈 중에서 하
나를? 고민의 고민.... 이 거듭 되었으나 막상 신발 신다 말고 달려와서 꺼내간 건 바로 마녀 위
니 였다. 평소 잘 떨지 않는 나이지만 세살 짜리 어린 딸과 다섯 살짜리 10명의 눈동자 그리고 나
를 지그시 쳐다보며 뒷자리에 자리 잡은 선생님까지.. 음 ... 초긴장상태였다. 흔들리는 목소리로
읽어내려가던 나는 아이들이 내가 "수리수리마수리 얍!"을 외칠 때마다 나즉이 따라 읽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하여 그 순간 기지를 발휘한 나는 아이들에게 모두 막대기를 쥔 듯이 둘째 손가락을 같이 치켜들고 "수리수리 마수리 얍" 을 외쳐 달라고 주문했고 아이들은 너무나 신나서 함께 외쳐 주었다. 덕분에 책읽기 조용한 다른 반과 달리 활기차고 싱싱한 책읽기가 무사히 끝이 났다.
마법의 주문은 나에게도 그 위력을 발휘했던 것이다.
마녀 위니 시리즈는 정말 말이 필요없게 재미있고 우스운 이야기로
마녀라는 비일상적인 캐릭터가 갖는 특수함을 한껏 살린 시리즈이다. 고양이 윌버와 그 말은 없지만 주연급 조연인 마술빗자루는 이야기의 전개를 탄력있게 한다. 단순하고 가끔은 어리석어 보이지만 항상 즐거운 위니가 학교에 가다니 누가 그녀에게 취학통지서를 보냈단 말인가? 하하
글자를 배우러 학교에 간 위니는 나이와 기타 조건에 밀려 영양사로 취직하게 되고 진짜 쥐와 지렁이를 가지고 요리하는 엽기적인(그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행동을 하게 된다. 여기서 선생님이 압권이다. 아이들보다 먼저 먹으려고 하고 돼지처럼 훨씬 더 많이 먹으려고 하고 아이들을 무시하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물론 골탕을 더 먹게 되지만 말이다. (약간의 시원함을 느끼면서도 약간은 슬프기도 하지만 말이다. 물론 이건 어른의 입장에서 느끼는 것일 뿐.. 아이들은 마냥 시원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초콜릿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게 되고 즐거운 점심을 마치고 돌아간다.
평소 딱딱한 책의 위니시리즈만 읽다가 챕터북인 책을 읽으니 코키 폴의 그 신나는 그림이 많이 없어 약간 섭섭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시리즈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주니 그것만으로도 기쁠 따름이다. 거기다 마녀 위니다운 위트와 모험이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