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 한길그레이트북스 31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박옥줄 옮김 / 한길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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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열대' 책소개

 

'슬픈 열대'는 프랑스의 저명한 인류학자이자 사회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집필한 인류학서로 현대 구조주의 사상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책으로 평가된다. 저자가 브라질에 체류하면서 조사한 네 원주민 부족(카두베오, 보로로, 남비콰라, 투비 카와이브족)의 원시사회와 문화를 통해 문명과 야만의 개념을 비판하였다.

 

| 저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레비-스트로스는 1908년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태어나 생후 2개월 때 파리로 갔다. 파리 대학 법학부와 문학부에 입학하여 1930년 법학사와 철학사에서 학위를 받았다. 재학 중에는 조르주 뒤마의 강의를 듣고 임상심리학·정신분석학 등에 흥미를 가졌고, 루소의 저작들도 탐독하였으나 이때까지는 인류학이나 민족학에 아직 관심을 두지 않아 마르셀 모스의 강의도 청강하지 못했다. 합격하기 어려운 철학교수 자격시험에 최연소자로 붙었으며, 세 사람이 한 조가 되는 교육실습에서 메를로-퐁티와 같은 조가 되어 그와 친교를 맺었다. 1933년에 우연히 로버트 로위의 『미개사유』를 읽게 되어 강한 감명을 받고 인류학·민족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카두베오족과 보로로족을 방문·조사하여 「보로로족의 사회조직에 대한 연구」 「문명화된 야만인 가운데서」 등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 대학을 떠나 1년 간 남비콰라족, 투피 카와히브족 등의 원주민 사회를 조사하기도 하였다. 1941년에는 미국으로 가 뉴욕의 신사회조사연구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연구하였고, 미국으로 망명해온 러시아 태생의 언어학자 야콥슨과 알게 되어 언어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야콥슨과 공동으로 『언어학과 인류학에서의 구조적 분석』을 발표하였다. 이후 프랑스로 귀국하여 파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박사학위논문이 『친족의 기본구조』라는 책으로 출판되자 프랑스 학계와 사상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밖에도 『슬픈열대』 『구조인류학』 『오늘날의 토테미즘』 『야생의 사고』 『신화학』(1:날것과 익힌 것, 2:꿀에서 재까지, 3:식사예절의 기원, 4:벌거벗은 인간)등 굵직한 저술들을 내놓아 사상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콜레주 드 프랑스와 파리 대학 고등연구원에서 교수를 지냈고,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있었으며, 향년 100세로 2009년 10월 30일 타계했다. [예스24 제공]

 

| 구성 및 내용

 

책의 첫 장을 넘기자마자 보이는 것은 레비-스트로스와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부족의 사진이다. 잡지와 같은 질감의 종이에 새겨진 강렬한 사진들이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뒤이어 옮긴이의 말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사유에 대한 비판(레비-스트로스의 사상과 '슬픈 열대')가 등장한다. 저자의 생애와 구조주의와의 관계, 책의 내용 등을 설명한다. 옮긴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레비-스트로스의 기행이 시작된다. 탐사의 시작과 목적, 네 원주민 부족에 대한 기록, 귀로의 여정이 책의 남은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구조주의는 사회현상의 개별 요소보다 기능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하나의 얼개를 상위에 두고 파악하려는 철학 및 사회학의 한 경향이다레비-스트로스는 사람들의 인지구조, 즉 사람들이 주위세계의 사물들을 인식하고 분류하는 방식을 파악함으로써 문화를 해석하고자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문화인류학 '레비-스트로스와 구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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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슬픈 열대'의 주요 내용은 저자가 조사한 네 원주민 부족에 관한 민족지(p.67)이나 그저 하나의 기행문으로 치부하는 건 그릇된 생각이다. 인류학적 구조주의의 관점에서 민족학에의 입문, 원주민 사회의 비애감 등(옮긴이의 말 참고)을 설명한다. 인상깊은 점은 치밀한 관찰과 분석을 뛰어넘는 저자의 진솔한 연구의 기록이다. 누군가의 일기를 들춰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서술 방식이 방대한 분량을 잊게 만든다. 저자의 이론적 배경과 연구 성과를 모두 이해하진 못해도 당시에 그가 어떤 마음과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절로 느껴진다. 간결하게 번역된 문장은 독자가 숨쉴 틈을 비워놓는다. 개인적인 감상은 문명과 야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 뜻깊었고, 부끄럽게도 관심조차 없었던 열대 부족을 조금이나마 그려보는 계기가 되어 뿌듯했다.

            

| 문장수집

p.100 이처럼 레비-스트로스는 원시인들의 사회에 대해 동경과 연민의 정을 느끼는 동시에, 비인간적인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문명에 대해 명백한 분노와 깊은 우수를 나타내고 있다.

p.453 한 사회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와의 관계를 다루는 관점은 결국 한마디로 말하자면 종교적 사고법을 통해서 살아 있는 자들 상호간에 실존하는 관계를 숨기거나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는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진리는 은폐할 수가 없다.

p.577 나는 가장 단순한 표현으로 환원되어 있는 사회를 찾아 다녔다. 그런데 바로 남비콰라족의 사회가 내가 그 사회에서 오직 인간만을 발견할 수 있었을 정도로 단순화된 상태에 있었다.

p.742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 내가 일생을 바쳐서 목록을 작성하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될 제도나 풍습 또는 관습들은 만약 이것들이 인간성으로 하여금 그것의 운명지어진 역할을 수행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면, 전혀 무의미해지고 마는 어떤 창조적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개화이다. 그러나 그 역할은 우리 인간에게 어떤 독립적인 위치를 배당하지는 않는다. 또한 인간 자신이 저주받을지라도 그의 헛된 노력들은 하나의 보편적인 몰락과정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처럼 레비-스트로스는 원시인들의 사회에 대해 동경과 연민의 정을 느끼는 동시에, 비인간적인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문명에 대해 명백한 분노와 깊은 우수를 나타내고 있다. - P100

한 사회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와의 관계를 다루는 관점은 결국 한마디로 말하자면 종교적 사고법을 통해서 살아 있는 자들 상호간에 실존하는 관계를 숨기거나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는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진리는 은폐할 수가 없다. - P453

나는 가장 단순한 표현으로 환원되어 있는 사회를 찾아 다녔다. 그런데 바로 남비콰라족의 사회가 내가 그 사회에서 오직 인간만을 발견할 수 있었을 정도로 단순화된 상태에 있었다. - P577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 내가 일생을 바쳐서 목록을 작성하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될 제도나 풍습 또는 관습들은 만약 이것들이 인간성으로 하여금 그것의 운명지어진 역할을 수행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면, 전혀 무의미해지고 마는 어떤 창조적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개화이다. 그러나 그 역할은 우리 인간에게 어떤 독립적인 위치를 배당하지는 않는다. 또한 인간 자신이 저주받을지라도 그의 헛된 노력들은 하나의 보편적인 몰락과정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 P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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