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공중부양 - 오늘도 수고해준 고마운 내 마음에게
정미령 지음 / 싱긋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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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물속을 유영하듯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흔을 맞은,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정미령 작가. <마음만은 공중부양>은 불혹의 나이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사는 것이 평범하게 사는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며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며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솔직한 에세이다.


그녀는 40대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뭔가를 포기하기에는 이르고

나아가기에는 두렵고

살아온 건 지치는 나이.




작가는 책에서 자신을 무리씨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그림을 곁들여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기도 하고 중간중간 휴식 같은 여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마치 40대를 맞기까지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기록을 보는 느낌이었다. 굉장히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낸 이야기는 마치 작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이랄까... 조금도 포장하지 않고 자신의 속내와 감정에 솔직한 내용들이 공감되었고 읽다 보면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우리는 누구나 멋지게 살아가고 싶은 꿈을 꾸지만 현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매달 카드값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작가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고 우리 모두는 또 다른 무리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맨날 부딪치고 맨날 흘리고 걸리는 덤벙대는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를 향한 타박을 멈추고 '똑 부러지고 완벽한 것보다는 조금 비어 보이더라도 무르고 부드러운 게 좀더 좋더라~'며 긍정하는 모습에서, 욕심부린다고 나아질 것 없다며 느려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모습에서, 비록 일하지 않아 돈은 부족하지만 시간 부자라고 말하는 작가를 보면서 공감과 동시에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에 동질감? 같은 걸 느꼈다.

아마도 어떤 이들은 이 글을 읽으며 이와 반대로 살기에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와 다독임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의 짝꿍과의 첫 만남 에피소드는 무척이나 웃겼다. 허당미 넘치는 작가의 모습이라니... 뭔가 인간적이고 친근한 캐릭터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 깊이 마음을 파고들고 차마 내가 하지 못했던 말들, 차마 내가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대변해 주는 듯하기에 '나만 그런 게 아니야'라는 생각과 함께 그 글들이 위로가 되고 용기를 전해준다. 또한 책을 읽는 동안 '나'에 대해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항상 완벽해야 하고 남들보다 뛰어나야 하고 세상의 흐름 속에 뒤처지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작가는 느려도 괜찮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남들처럼 똑같이 살아가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인생에 답을 찾아가며 몸은 현실에 묶여 있을지라도 마음만은 공중부양하며 가볍게 살아가자 말한다.

어차피 인생은 정해진 답도 없고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수많은 선택을 통해 인생이 만들어져가는 것이기에 오늘의 나는 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문득 돌아보게 된다.

진솔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놓는 작가의 이야기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주기에 충분하다.




괜찮다 괜찮다 스스로 되뇌어보면서도

작은 파동에도 흔들리는 나를 보곤 하다.



그랬다.

어쩌면 괜찮다 하면서도 괜찮지 않았고

괜찮지 않다 하면서도 괜찮았다.

내 안의 여러 모습과 생각들이 어떤 순서로 드러나는지

알 수가 없다.

유연한 물과 같이 흐르고 싶은데

그 속에는 언제나 흔들리는 모습이 비칠 뿐이다.

심술이 난다.

흔들리는 나를 보며 짓궂게 물을 튕겨본다.

삶에 초연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싫다.

가끔은 그렇게 굳이 파동을 일으켜가며

스스로에게 심술을 부려본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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