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진여행지 - 디지털카메라 사용자를 위한 지침서
허흥무 지음 / 미진사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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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진 책이라면 사진과 함께 촬영 정보와 카메라 조작법이나 촬영 방법 등의 정보로 채워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사진여행지>책은 단순히 사진에 관련된 정보만 기록된 것이 아닌, 더 다양한 정보와 수없이 찍어본 이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진정한 노하우를 비롯해 풍경을 바라보는 작가의 심상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어 기존의 사진 관련 책과는 차별화된 인상적인 책이었다.



목차를 살펴보자면 총 6개의 지역으로 나누어져 각 지역마다 풍경이 아름다운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받고서 머리말을 읽은 후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중심의 내용들을 먼저 살펴보았다. 경상권 여행지들의 풍경들을 먼저 읽은 후 다음으로는 제주편의 이야기를 읽었다. 책을 마주한 이들이라면 꼭 처음부터 읽기보다는 내가 관심 가는 장소나 지역부터 읽어도 무관하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담기 위해서 작가는 얼마나 많은 발품을 팔았을까. 사진을 좀 찍어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특히 풍경 사진의 경우 그 장소에 간다고 해서 제대로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고의 풍경을 담기 위해 어쩌면 수도 없이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열정과 노력과 끈기가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작업이기도 하다. 한두해로 이루어진 작업이 아니다. 사진가는 부지런해야 한다. 이 책은 그 부지런함의 결과물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 자발적으로 사진이 좋아서, 풍경에 미쳐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때론 위험을 무릅쓰고 담아낸 풍경들과 적절하게 어우러진 그 숱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사진 선배의 따뜻한 조언 같은 글들이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기어이 해 낸 작가의 의지와 노력이 느껴져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거 같다.


모든 사진들이 다 아름답고 멋지지만 서울 세계불꽃축제 사진은 더 시선이 머물 수밖에 없었다. ^^

사진들을 보노라니 우리나라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나라라는 걸 새삼 느끼면서 언택트 시대에 살고 있는 현재, 사진 한 장 한 장이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되었다.

책 중간중간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진을 좀 더 잘 찍을 수 있는 비법? 같은 정보도 모아놓았다. 사진을 처음 접하거나 나도 사진을 좀 잘 찍어보고 싶다 싶은 이들이라면 이 책 한 권의 내용만 따라 해도 엄청난 발전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진을 보면서 '이런 사진은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찍으려는 대상에 따라 카메라의 작동법만이 아닌, 시간대나 날씨 빛의 각도, 배치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참 많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꽃 사진은 이렇게 찍고 불꽃은 이렇게 찍고... 등등 정형화된 방식이 아닌 상황에 따른 촬영법이나 상황에 따른 대처법 등도 세세하게 안내하고 있어 참 친절한 책이다.

지금껏 사진 책들을 살펴보면 이론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 <대한민국 사진여행지>책은 마치 함께 출사를 가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사진사에게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이런 식으로 찍어보라며 자세하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는 기분이다. 글로 다 설명이 어렵지만 책을 읽어 보면 얼마나 자상하게 가르쳐주는지 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마지막에도 풍경 사진을 잘 찍는 10가지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모아두었다. 그리고 각 지역별 촬영지마다 주소와 자차 이용, 대중교통 이용 등 처음 가는 사람들을 위해 정보도 꼼꼼하게 정리해 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장소에 따라 촬영하기 좋은 시간, 위치, 계절 등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사진을 찍어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정보인지.

신기하게도 사진 한 장에서도 촬영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같은 풍경이라도 찍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글을 통해서 그 사람의 감정과 결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허흥무 작가는 단순히 사진만 잘 찍는 것이 아니라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아름답다.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담긴 결과물도 다르다. 블로그 생활을 하다 보면 댓글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는 그 사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바라쿠다님은 섬세하고 따스한 분이라는 걸 평소 느끼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섬세하고 꼼꼼함은 물론이고 굉장히 감성적이며 풍경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보다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은 사진 책이 아닌 사진 에세이를 읽고 있는 착각이 들 만큼.

정보도 사진도 많지만 글도 꽤 많다. 그래서 사진 안내서이기도 하지만 사진 여행 에세이기도 한 책이다.




아마도 머리말에 쓰인 이 글이 허흥무 작가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마음을 담아 모든 걸 다 쏟아낸 듯한 책.


처음부터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없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한 결과물을 놓고 분석하고 재도전하고... 고민하였기에 발전도 있는 법이다. 아마도 허흥무 작가도 처음엔 고민하면서 사진 관련 책들도 살펴보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기본 개념은 물론이고 경험을 토대로 해야만 알 수 있는 촬영법이나 노하우를 적은 책들은 거의 볼 수 없어 아쉽고 답답했을 것이다. 이 책은 작가가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제대로 모든 것을 담은 사진 책을 만들어보고자 작정하고 쓴 책인 거 같다.

<대한민국 사진여행지>책은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정보를 토대로 따라 하기만 해도 사진 실력은 물론이고 어렵지 않게, 쉽고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고 사진을 취미로 혹은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들에게도 또 다른 방향으로 배울 점과 느끼는 부분이 많을 책이다.

또한 사진 촬영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책에 나온 풍경과 여행 이야기들을 작가의 시선을 따라 함께 여행하다 보면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풍경이 마음에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올 컬러판 사진책인데 출판 과정에서 사진들의 톤이 전체적으로 어둡게 인쇄되어 실제 담은 사진의 그 감동과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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