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 열고 괄호 닫고 - 잠 못 드는 밤에 인생그림책 8
김성민 지음, 변예슬 그림 / 길벗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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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어른이 되어서 읽어도 좋은 그림책들이 너무 많다. 길벗 어린이 출판사의 그림책들 중에서도 인생 그림책 시리즈는 특히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그림책은 엄마가 아이를 위해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는데 이러한 책들은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엄마가 더 큰 감동을 받게 되곤 하는 책이다. 그래서 그림책들 중에서도 인생 그림책 시리즈는 평소 관심 있게 어떤 책이 출간되는지 주목하고 있다. 시리즈 8번째로 나온 <괄호 열고 괄호 닫고>는 잠 못 드는 밤에 읽으면 특히 더 좋을 책이다.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랄까... 제목부터 뭔가 흥미롭고 읽고 싶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그림책이다. 게다가 소제목으로 적힌 <잠 못 드는 밤에...>라는 글귀에 마음이 끌렸다. 나는 계절이 지나가는 길목의 시간에 유독 잠 못 드는 밤이 많은 편이다.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그 시간의 경계에서는 유독 잠들지 못하고 생각이 많아지며 감성적이 되기도 한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에 읽으면 좋을 거 같아서 일부러 늦은 밤에 책장을 펼쳤다.


밤이 만드는 소리가 있어.


나는 이 책의 첫 문장이기도 했던 이 문장이 마음에 쏙 들었다. 낮에는 들리지 않고 마치 숨어 있다가 밤에만 나타나는 소리처럼. 특히 밤은 모기도 얼마나 크게 만드는지...라고 표현하는 문장에서 '아... 이 작가는 나와 같은 상황을 분명 느껴봤구나' 싶었다. 어쩜 꼭 내 맘 같을까...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얼굴을 향해 달려드는 모기를 잡겠다고 자다가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때리는 것도 웃기지만 고통에 따르는 희열도 없이 잠시 후 또다시 공격해 올 때면 슬슬 부아가 치밀면서 한껏 힘주어 뺨을 때린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모기다!

밤은 모기도 얼마나 크게 만드는지

꼭 말을 탄 병사가 달려오는 것 같아.


뺨을 때리고는

아득히 멀어졌다 싶을 때 다시 공격해 오지.


찰싹!

(아, 이번엔 너무 세게 때린 것 같아)


다양한 밤의 소리를 시작으로 부호인 괄호에 대한 이야기로 상상력은 점점 확대되어 간다. 괄호라는 부호를 가지고 다양한 상상을 한다는 자체가 흥미롭고 재밌었다.




따뜻한 그림과 어우러진 상상력 풍부한 이야기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된다. 게다가 그림책 치고는 꽤 내용도 많아서 몰입하면서 볼 수 있어 좋다. 일반적으로 그림책들이 좀 재밌다 싶으면 끝나버려 아쉬움이 남는다면 이 책은 그림책 치고는 두툼한 편이다. 흥미로운 상상 속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나만의 상상 속 이야기들로 확장 시켜 나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잠 못 드는 밤이 기분 좋은 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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