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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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나 시장을 가게 되면 수많은 고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포장되어 진열대에 놓여 있다. 번화한 거리를 걸을 때면 무수히 많은 식당 중 고깃집은 또 왜 그렇게나 많은지... '우리나라 사람들 고기 참 좋아하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늘 함께 드는 궁금증은


이 많은 고기는 다 어디서 왔을까?

였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주변은 물론이고 전국을 여행을 다니며 도심과 도심을 벗어난 외곽을 달려보아도 내 눈에 들어오는 농장은 거의 없었는데 대체 우리나라 어디에서 이 많은 고기를 생산할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사람들이 먹어대도 부족함이 없이 충분히 공급되는 고기들이라니...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사육되다 도축되는 걸까...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다 보면 섬뜩한 생각이 들곤 한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의 안녕만을 추구했지 지구의 안녕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지금까지. 하지만 우리가 그토록 탐욕스럽고 풍요롭게 살아감에 따라 지구는 점점 병들어갔고 지금은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지금껏 살아왔던 삶을 변화시켜야 하는 위기 상황에 처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렇게 살다가는 모두가 멸망으로 향할 수밖에 없기에 더 늦기 전에 우리는 변해야 한다. 그래야 지구도 살고 우리도 살 수 있는 것이다. 지구의 위기가 곧 우리의 위기인 것이다.



매년 점점 더 강해지고 위협적인 태풍과 극단적으로 치닫는 기후변화 등만 보더라도 상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지구가 아파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여전히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가. 작가는 말한다. 더 잘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고. 우리가 사실에 기반을 둔 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점) 믿지는 못한다면,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존재를 부인하는 이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말하는 작가. 그러면서 여러 가지 예시의 이야기들을 쏟아놓는다. 충분히 이해하기 쉽게.





나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 작가를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과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의 연장선 상의 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지구가 안녕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날씨다>에서도 작가는 "이 책은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라고 말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원인만이 아니라 대응에서 우리가 어떤 잠재력과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솔직히 이야기할 수 없다면, 기후변화를 정면으로 마주할 길이 없다고 말하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 식습관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과 함께 기후 위기의 상황을 팩트와 통계를 통해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작가는 수십 장에 이르는 참고문헌을 찾아 조사하였다는 것을 책 말미를 보면 알 수 있다.


수년 전부터 채식주의에 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비건이 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고기를 과연 포기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현실적인 벽에 부딪쳐 포기하고 말았다.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는 고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으로 오게 되는지를 알게 된다면 더더욱 육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실천해 볼 의지와 용기가 생겼다고나 할까. 작가의 말처럼 아침과 점심은 채식으로 하고 저녁은 육식을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플렉시 테리언(채식을 하지만 때때로 육식을 하는)으로 살아가는 것도 변화의 한 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 지구의 생명은 온실가스 효과에 의존하고 있다. 온실가스 효과가 없다면 지구의 평균 온도는 15도가 아니라 -18도에 이를 것이다.

- 인간들은 현재 대멸종이 진행되는 동안 화산들이 쏟아 낸 것보다 열 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쏟아 내고 있다.

- 기후변화는 당뇨병처럼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세포가 치명적으로 퍼지기 전에 제거해야 하는 악성종양 같은 사건이다. 긍정적인 되먹임 회로가 '통제 불능의 기후변화'를 초래하면 지구는 온난화를 감당할 수 없다.


작가는 끝으로 동물성 제품을 대체품으로 바꾸는 것이 기후변화를 되돌릴 유일한 실용적 

방법이라고 거듭 말하며 책을 맺고 있다. 또한 이 책의 마지막에는 작가가 자신의 아들들

에게 남기는 편지로 글을 맺고 있다. 자신의 선대부터 시작해 가족사를 아이들에게 따뜻

하고 다정하게 들려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날씨다>에서는 단순히 지구 위기와 기후변화 등에 대한 위기 상황과 사실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것들과 우리가 어떻게 해야 지구를 살릴 수 있을 것인

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어렵지 않은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어 특히 좋았다.

우리 모두 내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그 행복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제 행동

으로 옮겨야 할 때인 거 같다.

이 위기의 시대에 함께 맞서 지구를 구해보자. 실천하는 우리가 어벤져스다.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읽고 함께 실천해야 할 책이다.


동물성 제품을 대체품으로 바꾼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급속히 줄이면서 동시에 땅을 비워서 더 많은 나무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기 중 탄소 초과분을 가둘 수 있게 하는 이중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물성 제품을 대체품으로 바꾸는 것이 너무 늦기 전에 기후변화를 되돌릴 유일한 실용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 P284

점점 강해지는 대형 태풍, 더 심각해지는 해수면 상승, 가뭄과 물 부족, 점점 넓어져 가는 오염 해역, 대규모 해충 발생, 죽어가는 숲, 매일같이 사라지는 수백 종의 생물과 같이 잇따르는 비상사태들이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전 지구적인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마치 저 멀리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비슷하다. 우리는 실존을 뒤흔드는 위기와 그 위급함을 인식하지만 생존을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알고 있으 ㄹ때조차도 거기에 온전히 몰두하지는 못한다. 인식과 느낌의 간극 때문에 사려 깊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다시 말해 기꺼이 행동할 뜻이 있는 사람들조차 행동하기가 아주 힘들 수 있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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