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부 코스타스 아저씨의 이상한 편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97
안토니스 파파테오도울로우 지음, 이리스 사마르치 그림, 성초림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마음 설레는 일이다. 반대로 누군가로부터 편지를 받는다는 것도 설렘 가득한 일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소소한 것까지 마음을 나누며 뭔가를 끄적이며 서로를 이해하고 확인하던 시절이 있었다. 먼 곳에 있는 그리운 이를 향해 깊은 밤을 지새워가며 편지를 쓰기도 했던 그 시절. 나는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곤 한다. 누군가는 내가 느끼는 그 기분을 공감할 것이라 생각하기에 지금도 가끔 손 편지를 쓰고 있다.

요즘은 무엇이든 편리하고 빠른 세상이 되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를 걸고 우표를 사서 편지를 부치던 시절은 이미 잊힌지 오래다. 지금은 메일과 핸드폰과 문자와 톡이 대신하는 세상이 되었다. 편리해진 만큼 감동은 줄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 다 좋을 순 없다.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이 책의 첫 문장부터가 마음 설레게 했다.

전화도 이메일도 없던 시절 우체부 아저씨가 편지를 배달하는 섬마을의 이야기다. 그림과 문장에서 문득 영화 "일 포스티노"가 절로 연상되었다. 그림책을 넘기면서 나는 작은 섬 칼라 디소토와 그 섬을 돌며 우편배달을 하는 마리오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림책은 우편배달부 코스타스 씨의 마지막 출근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편배달 일을 하며 그는 자신의 지나온 우편배달부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모든 우편물을 다 배달하였다고 생각하였을 즈음 우편 가방 안에 편지 한 통이 남아 있었다. 주소만 덜렁 있는 그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해변으로 향했고... 그 마지막 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가슴 찡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마음 따뜻한 이야기에 뭉클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림책은 어린이들만 읽는 책이 아니다. 아이들 어릴 적에 읽어 주었던 책이 아직도 책장에 꽂혀 있다. 가끔 꺼내서 읽어보기도 하고 그림이 좋아서 보는 책들도 있다. 이 책의 그림은 꼴라주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림도 내용도 예쁜 그림책이다. 국제 콤포스텔라 그림책 수상작이기도 한 <우체부 코스타스 아저씨의 이상한 편지>는 "고마움"이란 단어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내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는 변하고 세상은 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편지를 쓸 것이고... 내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편지로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때론 말로 하는 표현보다 글로 전하는 마음이 더 크게 와닿을 때가 있기 때문에.

책장을 덮고 나면 내 주변의 고마운 이들이 떠오를 것이고 고마운 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다.


반가운 소식들은 아주 가벼워서 코스타스 씨는 한 번에 백 개라도 들고 갈 수 있었어요.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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