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고양이를 믿을래 - 인간의 구멍난 마음을 채워주는 고양이라는 기적
째올누나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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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관련 책이 나올 때면 언제나 반갑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의 고양이 이야기가 뭐 그리 궁금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은... 고양이 집사들에게 물어보라! 어디 내 고양이만 예쁘고 귀엽더냐고. 세상의 모든 고양이는 다 예쁘고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고 누구나 말할 것이다. 그래서 남의 집이건 길에서 만나는 처음 보는 고양이건 그저 반갑고 궁금할 뿐이다.





<차라리 고양이를 믿을래> 작가는 책의 첫 머리에 이렇게 말한다. 고양이를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고. 그런데 휴가로 떠났던 치악산에서 만난 고양이와 묘연이 닿아 생각지도 않은 집사의 길을 걷게 된다. 치악산 고양이 체다와 둘째로 들인 올리까지 두 마리의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가 되었다.

돌아보니 나도 어느새 11년 차 고양이 집사다. 내가 고양이 집사의 길을 가리라고 생각도 못 했었고 그것도 6마리의 우다다 패거리를 거느리는 인간이 되리라고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묘연은 그렇다. 내가 억지로 만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더라는 것을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훌쩍 넘겨보니 충분히 알게 되더라.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가 그만큼 다채롭다는 것이다. 고양이의 일상을 보면 참 단조롭고 단순한 삶이라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단조로운 삶 속에서 참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하고 배우게 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늘상 집을 비우고 밖으로 나다니는 불량 집사인 내가 코로나로 인해 강제 칩거 생활에 들어가면서 고양이들과 더 오래 함께 지내다 보니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과 아이들도 얼마나 더 오래 함께 있길 원하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보다 훨씬 짧기에 어쩌면 더 애틋하고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나와 고양이들의 일상은 행복하다. 때론 예기치 않은 사건과 사고를 불러일으키기에 마냥 평화롭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냥이들과 함께하는 평화로운 삶이 소중하듯 또 다른 누군가의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의 이야기는 궁금하고 반가울 수밖에 없다. 체다와 올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두 아이들을 향한 작가의 따스한 마음이 전해져서 절로 함께 행복해지는 것을 느낀다. 묘종이 어떻든 생긴 것이 어떻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한 생명이 내게 와서 일생을 함께 한다는 자체가 기적이고 놀라운 일이다. 보드랍고 따스한 작은 생명이 전해주는 마음의 위로와 따스함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 그래서 고양이 집사들이 읽으면 더 공감하고 행복해지는 책이다. 누군가의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흥미롭고 재밌고 가슴 아픈 이야기마저 함께 공감하고 아파할 수 있기에.



'인간의 구멍난 마음을 채워주는 고양이라는 기적'이란 말처럼 이 작은 생명체가 전하는 위로와 따스함은 생각보다 크다.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 사람에게서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치유하는 힘이 그들에겐 있다는 사실. 체다와 올리 그리고 무수히 거쳐간 임보 아가들의 이야기가 고양이 집사들은 물론이고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따스한 위로와 행복을 전해줄 것이다.


책을 구입하면 선물로 주는 고양이 가랜드. 체다와 올리의 얼굴로 만든 냥랜드는 센스 넘치는 선물이다. 고양이 많은 집에서 남의 고양이 얼굴을 따다가 냥랜드 걸어두면 뭐 하겠냐 생각하겠지만 세상의 모든 고양이는 사랑스럽고 친구다. 예쁘게 가위로 오려서 공중 식물 있는 곳에 걸어두었더니 웃기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하고... 남의 고양이 얼굴 보는 재미도 나쁘지 않다. 우다다 패거리들의 얼굴도 이렇게 만들어서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고 공감했고 체다와 올리와 함께하는 삶에 응원을 보태게 된다.

고양이 집사라면 당연 추천하고 고양이가 없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는 동안이라도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간접적으로 누려보며 따스함에 위로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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