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술술~ 흥미롭게 읽히는 책인 <살인 현장은 구름 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로 일반적인 장편 소설이나 단편소설과는 조금 다른, 옴니버스 형식을 지닌 소설이다. 사건의 배경은 모두 비행기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과 각 에피소드별로 사건을 해결하는 그 중심 역할을 하는 것 또한 승무원인 A코와 B코로 조금 독특한 구성을 띠고 있다.
사건 중심에 있는 두 주인공의 캐릭터 또한 재미나다. 신일본 항공 승무원 하야세 에이코는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스튜어디스의 이미지와 흡사한, 갸름한 얼굴에 미인형으로 냉철하면서도 모든 일에 당황하지 않고 능숙하게 대처하는 스타일인 반면 하야세 에이코와 동기인 후지 마미코는 A코와는 정반대 캐릭터의 인물이다. 승무원치고는 뚱뚱한 편이며 얼굴도 동그랗고 눈도 동그랗고 성격도 반대 타입으로 단순하면서도 낙천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먹는 것 또한 무지 좋아한다. 완벽해 보이는 A코 옆에는 허점 투성이인 B코를 항상 옆에 붙인다는 것이 사내의 정설로 되었고 두 사람은 의외로 호흡이 잘 맞아서 직장 동료일 뿐만 아니라 같은 아파트에 사는 룸메이트이기도 하다. 이 조금 특이한 두 콤비가 탑승객들 사이에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는 해결사로 나서게 된다. 일반적인 형사 시리즈가 아닌, 비행기나 여행 등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구성해 둔 것도 흥미롭고 두 캐릭터들의 활약이 은근 코믹하면서도 재미나서 읽으면서도 추리소설의 느낌보다는 누군가에게 일어난 엉뚱하면서도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바로<분실물에 유의하세요>였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 정말 충분히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절묘하게 또 글로 써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어쨌든 7개의 에피소드들은 모두 흥미롭고 재밌는 데다가 색다른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이라 인상적이기도 했다. 아마도 그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많은 승무원들을 만나 직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들은 게 아닐까 싶었다. 사건이 비행기 안, 여행지 그리고 승무원이 연관된 탑승객 이야기라 여행을 가면서 읽으면 어쩜 더 흥미로울지도 모르겠다. 은근 매력적인 A코와 B코의 활약을 앞으로도 종종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유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