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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4 - 전국시대 ㅣ 화폐전쟁 4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미국 중심의 경제 해설을 거부하고 중국이 새로이 세계의 패권을 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어 놓은 책이라는 친구의 추천 때문이었다. 사실 이 책을 접하자마자, 책의 두께에 기가 확 죽었다. 게다가 보통 어려운 내용을 접하기 전에 알기 쉽게 풀어주는 일반적인 책들과 달리 이 책의 서문은 경제공부를 열심히 안한 나를 다그치듯 머릿속에 가물가물한 경제 용어들이 잔뜩해 걱정이 많이 되었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어오다가, 4권째가 나오고서야 이 책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기를 죽이는 서문과는 달리, 책의 본 내용은 세계사를 금융 중심으로 풀어가며 생각보다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었다. 왜 오늘날의 세계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지를 유럽과 미국, 아시아, 정확히는 중국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일들을 에피소드처럼 풀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8년 이후 세계를 안개처럼 감싸고 있는 경제 위기는 각 지역마다 다른 양상으로 해석해 볼 수가 있겠다. 다만 필자가 "미국의 문제는 경제에, 유럽의 문제는 정치에, 아시아의 문제는 역사에 있다"고 책의 첫 머리에서 싱겁게 단언해버린 것 이상으로, 책의 내용들은 결국 미국의 경제 문제, 유럽의 정치 문제, 아시아의 역사 문제가 금융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경영학과를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금융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잘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금융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미국이 영국의 금융 패권 지위를 뺏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고 반대로 영국이 미국에 반격을 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한편으로는 국제 통화로 우뚝 선 일본이 엔고 현상으로 늪에 빠져 있는 모습과 대조되기도 했다.
조금은 엉뚱하게도,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금융 패권 경쟁의 이야기를 인물과 상황에 대입하여 읽으니 한 편의 미드를 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장 모네가 유럽 통합을 위해 최상위 클럽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활약을 펼치는 모습에서는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금융 경쟁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웃음도 나왔다. 자연히 국가를 의인화하여 보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세계의 경찰, 혹은 세계의 금융 중심으로 신화화되었던 미국이라는 존재가 이 책에서는 실용주의의 극단을 보여주는 존재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존재는 세계의 지혜와 잠재력을 가지고 누워 있는 용과 같이 비유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작가가 중국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용하기보다는 유럽인들이 미국을 '엉클 샘'이나 '샤일록'과 같이 부른다는 식으로 자신을 숨겼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면서 이 시대를 조금 더 이해하고 때로는 작가아 논리적으로 토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경제를 조금 더 공부한 다음에 더욱 흥미롭게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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