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 사라진 그림자 - 원작 애니메이션과 함께 보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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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282. 리즈 브라즈웰 『피터 팬 : 사라진 그림자』 : 라곰

어린 시절에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성인이 된 내 모습을 꿈으로 꾸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된 지금 우리는 다시금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때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땅 네버랜드. 그곳에서 모험을 펼치는 피터와 웬디의 모험을 그린 고전 J.M. 배리의 『피터와 웬디』를 돌이켜보니 어른의 마음에서 쓰인 소설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을 애니메이션화하여 영화로 발표한 디즈니의 『피터 팬』은 고전 명작의 영화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전 세계에 ‘피터 팬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른 아이’ 같은 성인이 나타내는 심리적인 증후군인 ‘피터 팬 신드롬’은 물론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중 네버랜드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리즈 브라즈웰의 『피터 팬 : 사라진 그림자』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what if’ 스토리 시리즈로 원작 J.M. 배리의 『피터와 웬디』 및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피터 팬』에서 설정을 가져왔지만 스토리는 원작에서 파생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다룬다.

열여섯 살이 된 웬디는 오늘도 피터를 기다린다. 강아지 나나에게 그림자를 빼앗긴 피터가 네버랜드를 향한지도 벌써 4년. 서랍에 보관된 그림자를 꺼내어 보던 웬디는 열여섯이란 나이에 불안감을 느낀지도 모른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나이, 열여섯. 그러나 웬디의 부모님은 아직도 네버랜드에서 펼쳐진 피터와의 모험을 그리워하는 웬디의 망상에 한숨이 난다. 그런 웬디의 망상 때문에 아일랜드로 보내려 하는 부모님의 계획과는 다르게 웬디는 네버랜드 행을 계획한다. 당장에 네버랜드로 숨어들 방법이 없던 웬디는 후크를 찾아가 4년간 고이 보관한 피터의 그림자를 넘겨주고 네버랜드로 향하는데, 어쩐지 모험의 시작부터 고난의 파도가 거세다. 우여곡절 끝에 네버랜드에 도착한 웬디는 팅커벨을 만나고 후크에게 그림자를 넘긴 이유로 티격태격하며 피터 팬을 찾아나서며 네버랜드에서의 모험이 다시 시작된다.

2018년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인 『사악한 여왕』을 시작으로 『버림받은 마녀』, 『저주받은 야수』, 『말레피센트』, 『가짜 엄마』 그리고 2019년에 선보인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와 『뮬란 새로운 여정』을 거쳐 올해는 『피터 팬 : 사라진 그림자』까지 벌써 디즈니 오리저널 노블 시리즈의 열 번째 이야기가 라곰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특별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시리즈를 모두 읽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느낀 점은 바로 관점에 대한 부분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원작 동화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느꼈던 감동과 교훈과는 다르게 성인이 되어 다시 읽은 명작 동화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내게 다가왔다. 어린 시절에는 사악하게만 보였던 빌런들이 어른이 되고서 보니 불쌍하게도 느껴지고, 어린 시절에는 영웅처럼 보였던 주인공들이 어른이 되고서 보니 정작 악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은 단지 캐릭터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교훈 역시 예전과는 다르다. 최근 몇 년간 고전 다시 읽기를 도전하며 학창 시절 읽었던 고전들을 접하고, 같은 의미로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시리즈를 읽으며 순수하던 어린 시절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소설을 읽어간다.

소설의 곳곳에 배치된 피터 팬 애니메이션의 스틸컷은 향수에 젖어들게 하는 좋은 장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팬이거나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디즈니 팬들에게는 소장용으로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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