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모든 영어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마크 포사이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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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6. 마크 포사이스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 : 윌북


나는 책을 읽는 사람과 글을 쓰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기본 학습으로 어휘와 기반 지식(역사, 문화, 인종, 과학 ) 확장을 꾸준히 권한 있다. 예를 들어 신형철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같은 책들은 에세이임에도 기반 지식에 풍부한 도움이 되어 꾸준히 읽고 있는 책이다. 그뿐만 아니라 각국의 신화를 공부하거나, 역사를 공부하는 역시 기반 지식을 늘리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막상 어휘의 확장만 놓고 본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있다. 물론 가장 빠른 방법은 사전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사전을 펴고 하루치만큼의 단어를 외우거나 단어에 대한 배경을 공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가 언어학을 전공한다거나 생업으로서 작가의 길을 걷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렇게까지 열심히(지독히도 재미없는 방법으로) 공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나는 보다 쉽고 유쾌하며 즐겁게 읽을 있는 책을 읽으며 어휘를 확장하거나 또는 기반 지식들을 늘려나가기를 권한다.


오늘날에도 용맹하고 잘생긴 기사와 곤경에 빠진 여인의 이야기를 romance 부른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의 분위기를 내보려고 달밤에 길을 거닌다든지, 저녁 식탁에 초를 밝힌다든지, 생일을 기억해 준다든지 하는 행동을 romantic 하다고 말한다. 어원상으로는로마식행동이다. 그런가 하면 Roman이나 romance 또는 Romania 등과 전혀 관계가 없는 단어가 Romany(또는 복수형으로 Roma). 수백 년간 포장마차를 타고 유럽 곳곳을 유랑하는 민족의 이름(롬인)이다. 민족을 가리키는 이름은 밖에도 수없이 많지만 하나같이 부정확하기 짝이 없다. 뭔가 수상쩍은 시선을 담아 흔히 부르는 이름이 gypsy인데, 이들이 Egypt 출신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착각에서 비롯된 말이다. gypsy egyptian 원래 동의어였다.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보면 대사부터 클레오파트라의 욕망을 “gypsy’s lust”라고 지칭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렇다면 롬인의 출신지에 대한 착각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저자는 롬인이 이집트인으로 불리게 것은 1418 지금의 독일 땅인 아우크스부르크에 무리의 롬인들이 나타나 자신들이작은 이집트에서 왔다고 주장한 사건을 시작으로 Peripatetic Peoples, 유랑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롬인과 집시의 어원에 대해 설명한다. (307~310p 참조)


오늘 소개할 마크 포사이스의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은 그런 의미에서 꽤나 호기심 넘치는 책이다. 알다시피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에는 의미가 있다. 단어에 의미가 부여되는 것은 당연하리만치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때로 교정인으로 활동 중인 저자 마크 포사이스는 그야말로 단어에 미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있는 모든 방법에 열정을 더해 수많은 단어들의 어원을 찾는다. 어떤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사연, 그리고 이야기를 어원의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역사, 과학, 문학, 언어학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 어원은 자체로 인류의 역사다.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다.


리뷰에 앞서 해시태그에 #언어학 이라고 표기를 해두었지만 사실 책은 언어학으로 가두기엔 범위가 굉장히 넓은 편에 속한다. 유전학, 천문학, 독성학, 정신분석학과 같은 과학부터 전생사, 문화와 문학, 종교,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112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방대한 지식의 장으로 독자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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