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9 체인지 나인 - 포노 사피엔스 코드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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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1. 최재붕 『체인지 나인』 : 쌤앤파커스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더 높은 ‘생존 확률’의 방향으로 인류가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2020년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예견되지 않은 바이러스와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스, 메르스에 비해 생존율이 높지만 반대로 감염률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력한 이 바이러스는 오히려 확진자가 쉽게 죽지 않는다는(때문에 확진자로부터 더 많은 확산이 우려되는) 사실에 인류가 앓고 있는 현 상황을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코로나19 이전 인류를 강타한 최악의 바이러스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페스트는 인류에게 엄청난 비극이었다. 중세 유럽을 휩쓸며 창궐한 페스트는 인구의 25%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반면 페스트는 인류 최악의 바이러스임과 동시에 중세 암흑기를 끝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교황과 면죄부는 페스트 앞에 무너졌고 이에 깨달음을 얻는 인류는 신에 의존하던 지난 문명을 과감히 버렸다. 페스트 이후로 열린 새로운 문명은 인본주의에 근간을 둔 ‘르네상스 시대’다. 이는 페스트가 인류를 위협하는 재앙적 질병이며 동시에 문명의 교체를 불러온 살아있는 역사이자 거대한 현상임을 증명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류의 생활 방식은 콘택트에서 언택트로 변화하고 있다. 대면하고 소통하는 방식에서 비대면, 비접촉 상태로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의 변화를 인류는 몸소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인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문명 교체로 혁명적 변화의 시기를 받아들이는 중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문화는 단지 디지털 플랫폼 생활에 익숙한 ‘포노 사피엔스’ 세대와 기성세대의 벽을 조금 더 빨리, 강제적으로 무너뜨릴 뿐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생각해보라 지난 20년간 세계 부의 순위는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온라인이 점령한 부의 순위는 인류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미리 보여준 지표에 불과하다. 즉 사회 시스템 전반으로 지나친 변화를 경계하며, 규제를 통한 속도 조절로 연착륙을 시도했으나 코로나19의 창궐이 기성세대의 방식을 더 빠르게 무너뜨렸을 뿐 변화된 것은 없다.

코로나19 창궐 이전 나는 회사의 중심 키워드를 climate에 맞췄다. 그리고 코로나19 창궐 이후 나는 그것을 environment로 변경하였다. 물론 두 단어는 거의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굳이 따지자면 climate(기후)는 environment(환경)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만성적 악성 기후가 인류 역사에 영향을 미칠만한 바이러스를 만나니 그것은 큰 의미에서 환경 문제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환경 문제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문명의 방향을 바꿀 것이다. 물론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자리 잡는 경우에도 정확히 말하자면 대면 업종으로 불리는 오프라인 업계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오프라인 소비의 형태는 분명히 변화할 것이다. 제조, 생산 방식의 변화는 없더라도 유통, 판매, 서비스의 방식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익숙한 포노 사피엔스 세대에 속하지 못한 기성세대는 코로나19를 통해 반강제적으로 포노 사피엔스 세대로 흡수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장을 보던 부모님이 코로나19 이후로 스마트폰을 곁에 둔다는 사실을 우리는 체감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는 명백하게 포노 사피엔스가 새로운 인류 문명의 표준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이 시대 산업 혁명의 본질은 바로 포노 사피엔스가 새로운 인류의 표준이 되는 현상이다. 인류의 표준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표준에 맞추어 생각을 바꾸고 애프터 코로나라는 혁명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일이다.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문명 공학자 최재붕 교수는 두 번째 책 『체인지 나인 : 포노 사피엔스 코드』를 통해 코로나19로 변화된 문화와 현상을 분석하고 새롭게 시작될 문명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아홉 가지 코드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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