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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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2. 권오영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21세기북스

2000년대 초반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라는 문구는 미디어를 도배했다. 그러나 정보와 관련된 많은 책들을 접하며 나는 이 시대도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도 결코 일반인들에게 정보란 유의미하지 않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정보(information)는 자료(data)와 한 몸이면서 적절히 분리되어야 할 대상이다. 정보는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까지 이미 수많은 손을 거쳐 소실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소실의 정도에 따라 대부분은 아무 의미 없는 정보가 되고 만다. 그러나 지식(자료)은 정보의 특성과 다르게 꾸준히 쌓이며 가치를 지속한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 정보를 취득하는 것보다는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인류의 역사는 반복된다. 물론 지나간 역사를 토대로 앞으로 일어날 역사의 오류를 거듭 수정하고 있으나 큰 틀에서의 역사는 여전히 반복 중에 있다. 때문에 나는 재미 반, 흥미 반 정도로 역사를 접하고 있는데 물론 이러한 지식이 개인적인 미래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역사를 접해본다.

역사를 접할 때에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성질, 즉 사실성이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역사들이 선조에 의해 혹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 의해 미화되고 왜곡되며 편향된 역사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정작 내가 알고 싶은 역사는 앞서 말한 사실성에 기인한 진짜 역사다. 우리의 선조가, 우리의 역사가, 조금 부끄럽더라도 때로 나약했고 때로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 해도 나는 늘 진실을 원한다. 사실성에 기인한 역사를 알아야 다가올 미래에 적어도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 아닌가.

권오영 교수의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는 지난 시간 언급했던 서가명강 열두 번째 시리즈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라는 의미의 서가명강은 서울대 학생들이 듣는 인기 강의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시리즈로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를 엄선하여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양과 삶에 품격을 더하는 지식을 제공한다. 특히 이 시리즈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기초 학문부터 전공을 넘나드는 융합 콘텐츠, 트렌드를 접목한 실용 지식까지 차원이 다른 명품 강의라는 데 있다. 생각해보자 서울대 가긴 정말 힘들지만 이 책 한 권 읽는 것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한국사란, 한국과 관련된 사료를 평가 및 검증하고 역사적 사실과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파악하고 역사의 진실을 추적하면서, 앞으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안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간을 다루고 있으며, 국제 교류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한중일 삼국의 동북아시아에서 더 나아가 유라시아 전체로 연구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책을 읽기에 앞서 주요 키워드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읽어보면 삼국사기, 삼한, 가야, 임나일본부설, 고분, 순장/후장, 수도유적, 위례성, 실크로드 같은 단어들이 눈에 띈다. 책의 제목과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삼국시대 역사의 진실에 대해 탐구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오류를 수정한다. 또한 저자는 기존의 역사학계가 폭증하는 새로운 자료를 제대로 정리하고 보급하지 못한 점, 역사학 고유의 방법이라는 도그마에 빠져 눈부시게 발전하는 자연과학과 공학, 통계학 법의학 등 인접 학문의 방법론을 활요한 융복합적 연구에 소홀한 점, 한반도라는 좁은 공간만을 대상으로 연구와 교육을 전개한 탓에 한국 고대사회의 특징을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여 세계사적 보편성과 한국적 특수성을 설명해내는 비교사적 시각이 크게 부족한 점을 들며 고대사 중에서도 남아 있는 사료가 상대적으로 많은 삼국시대에 집중하여 유물, 유적이 발굴될 때마다 반전이 일어나는 연구의 역동성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원고를 써 내려갔다고 한다.

이 책에는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건들을 완전히 뒤집을 만한 새로운 면면들이 제시되고 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많은 사람들이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를 통해 지나간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고 한국 고대사를 바라보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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