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3224. 허유정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뜻밖

오늘은 서평에 앞서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 갖길 바라며, 이 책이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허유정의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저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며 얻은 노하우를 공개한 책이다. 그렇다면 제로웨이스트란 무엇인가.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하자는 운동이다.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말하는데, 현재 세계적인 에코 트렌드가 되어 널리 전파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텀블러를 사용하고,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알린다. 포장재가 없는 제로웨이스트 숍은 2014년 독일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현재 뉴욕에서도 포장재 없는 가게가 계속해서 문을 열고 있다.

2019년에 발표된 호주 국립기후 복원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지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핵전쟁 급의 위기가 온다. 이것은 단순한 경고 문구가 아니며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다. 탄소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란 건 누구나 알지만, 이제는 그 문제가 긴박하고 또 심각해졌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2018년 송도에서는 195개 회원국 대표와 과학자, 환경 전문가가 참석한 IPCC 총회가 있었다. 그리고 치열한 논의 끝에 유엔의 요청으로 시작된 <1.5도 특별 보고서>가 최종 승인됐다. 보고서의 제목이 ‘1.5’인 이유는 산업화로 인해 이전 대비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이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구의 온도는 1도 올랐고, 우리에게 남은 건 단 0.5도뿐이다.

이제 우리가 당면한 현실적인 과제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나는 2017년부터 2년간 코스메틱 브랜드를 준비하며 화장품 개발에 모든 자원을 쏟았다. 2년간 연구를 진행하며 알게 된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지구 온난화, 미세먼지, 황사, 파괴된 오존이 인간의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 그래프로 보기 힘들 만큼 파괴적이며 폭력적이다. 우리는 매일, 매시간 오염된 환경으로부터 피부 수분을 빼앗기고 있다.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더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선택한 편리한 방법은 보톡스와 같은 시술형 성형이다. 몸에서 완전히 배출되지 않는 보톡스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며 단기간의 젊음을 만끽한 그들의 얼굴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지혜롭게 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돌이켜보면 우리는 과생산, 과소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필요 이상의 것들을 생산하고 필요 이상의 것들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 문제를 두고 국가나 기업, 또는 위대한 과학자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만 어떠한 기술도 지구에 사는 77억 명의 인간을 구제할 수 없다. 데이터에 따르면 2050년에 전 세계 인구수는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보자면, 과연 지구가 2050년까지 버틸 수는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내가 선택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의 시작은 일회용품을 줄이고, 텀블러를 사용하며, 장을 볼 때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최근 기업윤리 측면에서 고민이 생겼다. 기존 제품에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리용기를 선택했다. 새로운 제품 개발 중에 알게 된 사실은 박스에 사용되는 종이 역시 친환경 종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 용기를 생산하고, 일반 종이 대신 친환경 종이로 생산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지출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원가가 높아지고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가 되는데, 이러한 것들을 리뉴얼하며 발생되는 비용이나 줄어드는 수익에 대한 고민은 크지 않았다. 이제 지구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미니멀 라이프나 제로웨스트 라이프에 동참하고 비건 브랜드를 지향하는 이유는 단지 지구나 북극곰을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저지른 문제를 바로잡고 남은 과제를 조금씩이라도 함께 해결해 나아가기 위함이다. 다시 말하지만 지구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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