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렌드를 넘는 마케팅이 온다 - 급변하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케팅 10
박기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3211. 박기완 『트렌드를 넘는 마케팅이 온다』 : 21세기북스
인간은 인식에서나 행위에서나 처음부터 끝까지 능동적 존재라고 주장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에 따르면 세상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경영학에서 중시하는 시장 역시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경영자의 프레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프레임에 정답은 없지만 좀 더 좋은 프레임은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미시간대학교에서 통계학 석사, 동교 로스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이후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방법을 담은 『트렌드를 넘는 마케팅이 온다』에서 그가 지난 10년 이상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에 기반해 시장을 바라보는 세 가지 프레임(수평, 비정형, 불안정)을 제시한다.
박기완의 『트렌드를 넘는 마케팅이 온다』는 앞서 말한 세 가지 프레임에 대한 설명과 전략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수평성 《우리는 모두 ‘프로슈머’다》장에서는 <소비자는 맥락으로 말한다>를 시작으로 <고객과 함께 만든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콘텐츠 자체가 전략이다>로 이어지며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수평성에 대한 이해와 마케팅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책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비정형성 《경쟁의 경계를 허물다》에서는 특히 다섯 번째 전략 <기존 카테고리를 재정의하라>를 인상 깊게 읽었다. 지금껏 한 번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 바로 카테고리다. 상품 중심의 사고를 뛰어넘어 근본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잠재적 니즈를 중심으로 카테고리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제품의 기획, 연구, 개발 단계보다 앞서 고민되어야 할 부분이다. 저자는 업의 개념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해 고려할 요소로 두 가지를 꼽는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우리는 고객에게 무엇인가?’라는 고객 가치의 문제이고 전략적 측면에서는 ‘이 산업을 영위하기 위한 자원과 역량은 무엇인가’라는 핵심역량의 문제다. 이때 기업에서 필요한 전략 부분이 나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셋째 불안정성 《기회는 불안과 함께 온다》에서는 존경받는 브랜드의 조건이나 선한 기업의 똑똑한 마케팅, 대의 마케팅 효과등에 대해 설명하며, 진정성 있는 마케팅으로 브랜딩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말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는 기업(브랜드)은 그만한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이제 마케팅을 분석한다는 것이 의미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걸까. 그러나 세상이 추구하는 절대적 가치는 전혀 변한 것이 없다. 근본적이며 본질적인 것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더 이상 마케팅은 별 감흥 없는 보통 명사에 불과하다. 마케팅은 일상적 용어이며,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 선문답 같다. 저자가 『트렌드를 넘는 마케팅이 온다』를 집필하며 고심한 대원칙은 바로 균형감이다. 이론, 전공, 사례, 스타일 등에서 균형을 추구했다. 전통 이론뿐 아니라 최근 논의되고 있는 이론을 통합적으로 고찰했다. 마케팅만큼 다양한 체계와 내용을 다루는 분야도 드물다. 교과서는 표준 체계와 내용을 제공하지만, 지식 나열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일반 대중서는 최신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논리적 체계가 부족해 인사이트를 얻기에는 다소 피상적이다. 물론 이 책 역시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본질적 원리와 개념이라는 뿌리에 근거를 두고 있기에,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중심을 잡고 인사이트를 개발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