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문화박물지
황교익 지음 / 따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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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황교익칼럼니스트의 팬이다.
그의 글만 보면 너무나도 날카롭고 비판적이어서 오금이 저릴 듯 하지만, 그가 그것을 말로 하는 것을 보면 한결 낫다.
[수요미식회]야 예능의 성격이 강해서 더 부드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지난번 SBS 스페셜 "소금토론회"를 보아도 그가 논리정연하고 예의를 지키며 부드럽지만 강한 어조로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글은 항상 그렇다.
어떤 어투일지 읽는 사람이 저마다 생각을 달리하기 때문에, 특히나 사설이나 논평을 읽을 때는 뭔가 더 감정이 배제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문체가 더 딱딱하고 차갑고 예리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나는 그의 논리정연함을 좋아하고, 할 말 다 하는 그가 너무나도 좋다.
 
[한국음식문화박물지]는 한국인이 현재 먹고 사는 음식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친절한 설명 너머에는 뼈있는 한마디가 빠지지 않는다.
한식은 무엇인가?
조선시대 궁중의 음식이 한식인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다음은 책에 나와 있던 내용 중 인상깊었던 것들이다.
(완전 발췌가 아니라 요약 및 내 생각이 섞여있다.)
 
 
<이천쌀밥>
이천에 가면 이천쌀을 쓴다는 밥집들이 즐비하다.
재작년에 한번 가서 먹어보니 여느 음식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천쌀이라고 쓰여진 쌀을 사서 먹어보기도 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왤까?
조선시대에 이천에서는 자채쌀이라는 극조생 찰벼가 자랐는데, 이것이 궁으로 들어갔었다고 한다.
이천의 자채쌀이 진상미였던 이유는 맛때문이 아니라 가장 먼저 수확되는 쌀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이천쌀을 먹는 이유는 조선시대 진상미였다는 사실때문에 그 맛이 특별할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소바>
우리나라에서 메밀로 만드는 국수는 크게 평양냉면, 막국수, 일본식 메밀국수인 소바로 나뉜다.
그런데 각각의 국수를 만드는 방법이 다르단다.
평양냉면과 막국수는 메밀 반죽을 국수틀에 넣고 눌러 뽑고, 소바는 마치 칼국수처럼 반죽을 넓게 펴 칼로 썬다.
 
<닭>
토종닭이 유지되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일제강점기에 외래종으로 품종 개량을 하였고, 한국전쟁 후 미국이 구호 차원으로 농가 사육용 닭을 대량 공급하였기 때문에, 세대가 짧고 군집 생활을 하는 닭이 과연 온전한 토종닭의 명백을 이었을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토종닭은 '토종닭 비슷한 닭', 육계가 아닌 삼계탕, 닭찜, 닭죽 등에 어울리는 품종들이라는 것이다.
 
<달걀>
외국 요리 사진을 보면 흰 달걀이 많은데, 우리가 시중에서 대부분 보는 달걀의 색이 갈색인 이유는?
갈색 산란계와 백색 산란계 중 갈색 산란계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달걀 판매업자들이 갈색 달걀이 토종닭 달걀인 듯 홍보했기 때문이고, 나중에 토종닭이라고 속여 팔 수 있어 일거양득이기 때문이란다. 허헐.
 
<단무지>
우리는 일본인이 김치를 가져가 자기 식대로 바꾸고 이름도 기무치라고 한다고 기분 나빠하는데, 사실 우리도 일식을 우리식으로 바꾸고 이름도 바꾼 것이 많다.
다꽝을 단무지라 하고 만드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수많은 일식이 우리 생활에 스며들었겠지...
물론 그러니까 그 설움에 더 들고 일어설 수 있지만, 그 부분을 뺀다면 입장 바꾸면 그들도 우리에게 한소리 하고 싶은 게 있을 수 있다는 것...
 
<소금>
최근 한창 논란이 들끓었던 천일염...
천일염 또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들인 소금 생산방식이다.
우리는 이를 1960년대까지 왜염이라 칭하고 하품으로 취급하였었다고 한다.
 
<마른 멸치>
멸치가 주요 어족 자원으로 떠오른 것 또한 일제강점기의 일이다.
그들은 일찍부터 삶거나 훈제 후 말린 생선으로 국물을 내었으며, 따라서 국물용 생선 제조가 발달하였었다.
우리나라는 당시 소, 돼지, 꿩, 닭으로 국물을 내었다.
 
<감자>
일본은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의 쌀을 공출해 가면서 그 대체 식량작물로 감자를 보급했다.
1930년대의 일이고 미국에서 온 삶으면 분이 많이 나는 '남작'이라는 품종의 감자를 주었는데, 우리는 이 감자를 강원도 토종 감자로 오인하고 있다.
그러다 1970년대에 미국에서 '수미'라는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또다른 품종이 들어왔고 2000년 이후 한국에서 나는 감자의 80%는 이 수미감자라고 한다.
 
<마카롱>
과자류의 유행 전파 경로가 '유럽 -> 일본 -> 한국'인 것은 일제강점기부터 일어난 일이다.
우리는 한류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일류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책을 마치며 저자는 한식의 정체성을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고, 한국에서 나는 것이 제일 맛있는 식재료'에 집중하자고 제안한다.
우리는 우리의 식재료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고, 그에 반해 그 우수성을 파악하고 우리의 식재료를 가져가려는 외국의 시도들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스타일 개발, 표준 조리법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한국 식재료에 대한 가치의 파악과 정보화, 컨텐츠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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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속 사계절 레시피 202 - 제철의 맛과 향 그대로! 나는 365일 보존한다!
단노 마리코 지음, 정연주 옮김 / 경향BP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피클, 잼, 병조림에 관한 책들을 좋아하고 많이 보는 편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레시피에 제시된 양을 만들었을 때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의 양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병조림을 하기 전에 유리병 전처치를 하기에 앞서 어떤 크기의 유리병을 골라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는데, 그 가려운 부분을 탁 긁어준 그런 책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보존기한과 숙성기간도 명확하게 표시해주고 있어서 좋았다.

 

병조림 레시피를 제시하고 그것을 응용해 활용하는 방법까지 소개하는 점 또한 칭찬할만한다.

 

특히 이 책이 눈에 띄었던 것은 목차에 "앤초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금양을 얼마나 해야할지, 소금에 절인 후 언제 올리브유에 재워야할지 너무 궁금했었는데, 짧지만 그 부분이 기술되어 있는 책이 있다는 것에 너무 기뻤다.

신선한 멸치를 구할 수 있는 그날!! 꼭 만들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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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66
전극진 지음, 양재현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뭔가 진도가 나가는 듯 해서 좋습니다.ㅎㅎㅎ
드디어 신지의 중심에 서게 되는~~~작가님들 힘내서 다음 권들 쭉쭉 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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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66
전극진 지음, 양재현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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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진도가 나가는 듯 해서 좋습니다.ㅎㅎㅎ
드디어 신지의 중심에 서게 되는~~~작가님들 힘내서 다음 권들 쭉쭉 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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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엄마 김치
배명자 지음 / 상상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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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국인으로서 꼭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김치담그기이다.

어려서야 할머니, 엄마가 해마다, 계절마다 담가 내주는 것이 김치였고, 가장 흔한 반찬이라 크게 주목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안다.

김치가 밥상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뭘 먹어도 김치를 곁들이면 음식이 배로 맛있다는 남편과 살고 있다보니 점점더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언제까지고 엄마에게서 김치를 받아다만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작년에는 엄마에게 배추김치 레시피를 받아오기도 했었다.

김치란 집집마다 양념도, 선호하는 맛도 다르기 때문에 집안에 내려오는 방식을 이어받아 담그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을 보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재료와 양념에 대한 설명이 있어 음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집에서 접하는 김치의 종류는 몇 개 안 되지만, 책에는 다양한 김치가 수록되어 있어 그들의 존재를 알 수도 있고, 또 더 나아가 실행에 옮겨 새로운 김치를 접할 수도 있다.

또 누가 알겠나. 그렇게해서 내 인생의 김치를 만나게 될지도.


앞부분에 수록된 주재료, 부재료, 양념, 젓갈, 풀쑤는 법 등의 여러가지 지식을 습득한 뒤, 지금 담글 시기가 된 열무물김치를 어제 담갔다.

간단한 김치라서 오래 걸리지도 않고, 만들어놓으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앞으로 차차 모든 김치는 내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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