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씨의 식탁 마당 씨 시리즈 1
홍연식 글.그림 / 우리나비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마당씨의 식탁]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작가는 자애롭기 그지없는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컸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고 했던가, 술 마시면 폭군이 되던 아버지가 있었다.
그래서 형제 모두가 아버지를 못 견디고 나이가 차는대로 독립을 하고, 중간에 어머니까지도 아버지가 있는 집을 나오게 된다. (종국엔 두분이 다시 합치셨지만)
아버지는 고관절 수술을 받고도 수술 직후부터 연거푸 술을 마셔대는 통에 제대로 걷지도 못 하시고, 돈이 없어 서울에서 구할 수 있는 집이란 지하셋방뿐.
아버지야 그렇다고 하지만, 어머니를 그곳에 두는 게 마음 아픈 아들.
아들도 돈이 없기는 매한가지.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한적한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부모님을 주기적으로 가서 뵙고 오는데, 두 분 다 아프시고, 지하에 사는 것이 걱정된다 얘기를 하자, 천사같은 아내는 부모님을 모시자고 제안한다.
세상 저렇게 착한 아내가 없다!
시아버지 자리가 매일 술만 푸고, 어머님께 험한 소리하는 걸 보고도 모실 생각을 하다니...
하지만 작가는 모시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본인이 밝게 지켜내려하는 자신의 세계와 아버지로 대표되는 그 옛날 어둠의 세계의 충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의 가족과 집에 선을 확실히 긋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 그를 매정한 아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난 못 하겠다.
나같아도 저렇게 했을 것 같다.
아니, 난 더 했을 수도 있지. 아버지를 그냥 안 봤을지도 모르겠다. 

표지와 제목만 보고는 따스하고 재미있는 새내기 부부의 이야기일 거라 예상했는데, 실제 내용은 조금 무겁고 암울하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반짝거리고 꽃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 것이 세상이라는 씁쓸한 사실을 직시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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